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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운의 왼발,'첫정'부산팬 앞에서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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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 스페셜리스트' 한상운(26·성남 일화)이 30일 '친정'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화려한 부활을 노린다.

오늘의 한상운을 키운 건 8할이 부산이다. 프로 데뷔 이후 꼬박 세 시즌을 부산에서 보냈다. 2009~2010년 황선홍 감독, 2011년 안익수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속에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성장세는 기록이 말해준다. 데뷔 시즌인 2009년 31경기에 나서 3골5도움, 2010년 31경기에서 7골5도움, 2011년 32경기에서 9골8도움을 기록했다. 팀의 전담키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한편, 호시탐탐 직접 프리킥골을 노렸고, 원톱으로 나서 해결사로도 합격점을 받았다.

올 시즌 성남 유니폼을 갈아입은 한상운은 신태용 성남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성남맨'으로 첫 선을 보인 1월말 설연휴 홍콩아시안챌린지컵에선 2경기에서 3골3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2월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 데뷔전의 기쁨도 누렸다. 지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텐진 테다전(1대1 무)에서 선제 헤딩골로 올 시즌 첫골을 신고했다. 하지만 유독 K-리그 그라운드에서는 몸이 무겁다. 지난해 8월27일 전북전(2대3 패) 선제골이 한상운의 K-리그 마지막 골이다.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를 포함 11경기째 골 침묵이다. 올 시즌 전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울산, 강원전에선 풀타임을 소화했다. 신 감독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부담갖지 않을 테니, 너도 부담 갖지 마라고 했다"며 한상운을 독려했다. 상주전 직후 한상운의 늦은 교체 타이밍을 지적하는 취재진을 향해 "선수도 기분이라는 게 있다. 한상운의 왼발 한방을 믿었다"는 말로 감쌌다. 특별한 애정은 때로 때로 독설로도 이어졌다. 25일 강원전 직전엔 쓴소리를 날렸다. "말이 너무 없다. 계속 이 정도라면 2군서 두세달 썩을지도 모르겠다"며 침묵하는 한상운을 자극했다.

심기일전한 한상운이 부산전에서 올시즌 첫 공격포인트에 재도전한다. 그에게 부산과 부산 팬은 '첫 정' 이상이다. '한페르시' '미친 왼발'라는 별명도 그를 아꼈던 부산 팬들의 선물이다. 성남행을 결정했을 때 팬들은 한상운을 떠나보낸 구단에 섭섭함을 표했을 뿐, 떠나는 한상운을 탓하지 않았다. 한상운 역시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부산 팬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지난해 대표팀에 가서 뛰지도 못하고 돌아왔는데, 후반 교체투입될 때 기립박수를 쳐주셨다. 감사함을 늘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성남-부산전은 양팀 모두에게 절실하다. 25일 강원 원정에서 지각 첫승을 기록한 '신공(신나게 공격)' 성남은 홈 마수걸이승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아직 '첫승 신고'를 하지 못한 원정팀 부산은 더 급하다. 첫승을 위해 몸을 던질 각오다. 지난해 양팀은 1승씩을 주고받았다. 변수는 성남의 '안방 강세'다. 지난 2006년 4월 5일 이후 홈 8경기에서 6승2무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제 '신공;의 중심에 선 한상운이 '첫정' 부산 팬 앞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