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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이대호 일본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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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본 프로야구를 한때 호령했던 선동열 KIA 감독(49)이 오릭스 4번 타자 이대호(30)에게 보낸 간단명료한 조언이다.

선 감독은 1996년부터 99년까지 4년 동안 주니치의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선수 은퇴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까지 롯데에서 뛰다가 무대를 옮겨 일본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선 감독은 용병은 타자건 투수건 처음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선 감독이 처음 일본에 갔을 때 첫 해 심판들의 판정에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스트라이크 처럼 보였던 공도 볼로 판정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나고야의 태양'으로 인정받고 나자 심판들의 판정이 후했다. 그때부터는 볼을 던졌다고 생각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해주었다고 했다. 선 감독은 일본 심판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뒤부터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던져 일본 타자들을 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그는 일본의 스트라이크 존이 국내 보다 넓다고 했다. 특히 투수 입장에선 한국에선 높아 보이는 공도 스트라이크로 잡아줄 때가 많다고 했다. 오히려 국내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좁게 본다고 했다.

선 감독이 한일 야구의 가장 큰 차이로 보는 것은 투수의 제구력이다. 다른 부분은 한국이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투수의 제구력에 있어 일본이 한국 보다 한수 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일본 팀 1군에서 뛰는 선수들은 포수가 10개의 공을 요구하면 8개 이상 그 위치로 구질을 바꿔가며 정확하게 던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에선 1군에서 10개 중에 8개를 포수 요구대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본에선 선발 투수가 아니라도 타자가 쉽게 볼 투수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했던 한국 타자들이 고전했다. 한국에서 평균 타율 3할 이상을 쳤던 천하의 이승엽도 일본에서 집중견제를 당하면서 기복이 심했다. 이승엽(국내 통산 3할5리)은 일본에서 통산 2할5푼7리를 기록했다. 타율이라는 게 에이스들에게 막혀 떨어진 타율을 2진급 투수들을 두들겨 만회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에선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다보니 한국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타자들도 통산 3할 타율을 기록하기가 어려웠다.

이대호는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11년 동안 통산 타율 3할9리를 쳤다. 이대호는 최근 끝난 시범경기에서 타율 2할5푼(36타수 9안타) 3타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이대호는 30일 시작하는 소프트뱅크와의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