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36)의 방망이가 자꾸 헛돈다. 상대 투수들은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을 잔뜩 경계하고 던진다. 8년 만에 일본에서 한국 무대로 돌아온 이승엽은 다시 도전하는 신인의 자세로 타석에 들어선다. 연습경기라 큰 의미가 없다. 여기서 잘 친다고 앞으로 흐름이 좋다는 보장도 없다. 17일 시작하는 시범경기와 4월 7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이 또 다르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최근 3차례 연습경기에 모두 3번 타자로 출전했다. SK와 두 번, 한화와 한 번 붙었다. 그런데 10번 타석에 들어가 삼진을 총 4개 당했다. 3경기 연속 삼진을 당했다. 안타는 한 개. 볼넷 2개를 얻었다. 아직 타점, 홈런은 없다.
이승엽의 이런 삼진 퍼레이드는 뱀의 허물과 같은 것이다. 이승엽은 변하고 있다. 일본에서 익숙해졌던 퍼올리는 스윙에서 레벨(수평) 스윙으로 바꾸는 중이다. 주눅들어 자꾸만 작아졌던 스윙 폼을 일부러 시원하게 크게 휘감아돌리고 있다.
반면 이승엽과 대결한 상대 투수들 박종훈(SK)이영욱(SK) 김혁민(한화)은 전력 투구했다. 이승엽이 80%의 힘을 쏟았다면 선배 강타자를 상대하는 후배 투수들은 자기 실력을 뛰어 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싸움에서 이승엽은 지는 게 당연하다
이승엽의 현재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이승엽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정규시즌 1143경기에서 총 827개의 삼진을 당했다. 경기당 평균 삼진 1개도 기록하지 않았다. 가장 많은 56개의 홈런을 쳤던 2003년에는 131경기에 출전, 삼진이 89개였다. 타격감을 찾을 경우 자연스럽게 삼진수도 줄어들게 돼 있다.
이승엽의 현재 컨디션은 좋았을 때의 70~80% 수준이라고 한다. 연속 삼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승엽은 최근 이번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홈런은 하나 치고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아직 이승엽의 타구중 홈런성은 없다.
9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삼성은 LG(5일), KIA(7일)와 한 차례씩 연습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