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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체육대상 최우수상 양학선 여친공개 셔플댄스 거침없는 스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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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체육대상 최우수상을 받아들고 무대에서 여자친구와 꼭 끌어안았다. 사귄지 145일 된 '연상'의 여자친구를 공개했다. 좀체로 빼는 법이 없다. 셔플댄스 음악이 나오자 신나게 스텝을 밟았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엔 "부담을 느껴야 더 잘하죠"라며 싱긋 웃는다. 시선도 부담도 즐길 줄 아는, 스무살 양학선(20·한체대)은 거침없었다. 솔직하고 당당했다. 세계 최고의 난도점수 7.4점으로 세계를 제패한 '도마의 신'다웠다.

명실상부한 한국 체조의 희망이다. 지난해 10월 도쿄세계선수권에서 난도 7.4점, 세상에 없던 신기술 '양1'으로 정상에 섰다. 공중에서 3바퀴, 1080도를 앞으로 비틀어 돌아내리는 신공을 보란듯이 성공시켰다. 양학선의 혜성같은 등장에 세계가 놀랐다. '1인자' 토마 부엘(프랑스)을 보란 듯이 밀어냈다.

1080도를 도는 그 찰나의 순간에도 양학선은 또렷하게 앞을 본다고 했다.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정확하게 자신의 기술을 센다. '신공'은 천부적인 재능에 '인간적'인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어린 시절 미장공으로 일하던 아버지, 공장일을 하던 어머니는 늘 바빴다. 광주 광천초등학교 3학년 때 놀이삼아 형 따라다니던 체조부에서 눈부신 재능을 발견했다. 광주체고 3학년이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미 가능성을 입증했다. 양학선은 요즘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달리고 또 달린다. 지독한 연습으로 손목이 성치 않지만, 도마 앞에 설 수 없는 날엔 웨이트트레이닝으로라도 혹독하게 스스로를 다스린다. 자신의 몸 사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도마 종목에 필요한 달리는 힘, 미는 힘, 뛰어오르는 힘을 두루 갖췄다.

사회자가 부엘의 부상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경기장을 가보면 나보다 더 훈련을 많이 하고 온 선수들이 많다. 부엘이 다쳤다는 것을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도 흐뭇한 미소를 띠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받은 포상금으로 전북 고창에 부모님을 위한 '하우스'를 지어드렸다. 미장일을 하던 아버지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완전한 집은 아니고요. 그냥 창고처럼 된 공간을 살 만하게 만든 거예요. 닭도 키우고, 채소도 키우고 그러시죠." 허리디스크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는 요즘 일을 쉬신다. 양학선은 아버지의 직업을 물으면 "농부"라고 대답한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는 것이 소원이다. 요즘도 태릉선수촌에서 나오는 하루 일당 3만~4만원을 고스란히 모아 매달 부쳐드리는 효자다. 코카콜라체육대상 상금의 용도를 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란다. 예전 같으면 모두 부모님께 갖다드렸을 '효자' 양학선이 변한 걸까. "여자친구도 생겼잖아요. 나홀로 서울생활을 하다보니 비상시를 대비해 돈을 조금은 갖고 있어야겠더라고요"라며 싱긋 웃는다.

이날 우수상을 받은 유도의 김재범(27·한국마사회)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재범이형이 축하한다면서 원래 자기가 받는 건데 내가 자기보다 어리니 기회를 주는 거라고 농담하더라"며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피겨여왕' 김연아와 시상식 전 반갑게 첫 인사를 나눴다. 김연아가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박태환, 김연아 선수가 그랬듯이 코카콜라 체육대상을 계기로, 비인기 종목을 인기 종목으로 바꾸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남자체조를 수영, 피겨스케이팅처럼 국민이 챙겨보는 스포츠로 만드는데 '거름'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12년 7월, '양신' 양학선의 런던올림픽 도마 종목은 전국민이 챙겨볼 금메달 1순위 종목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체조 첫 금메달 현장에서 또 한번 신나는 셔플댄스를 볼 수 있기를.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