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지상파 방송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
올해 안방극장은 방송사별로 흥행 스코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 때문에 누구에게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에 대한 시상을 할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흥행 기근에 시달렸어도, 잘 나갔어도 매한가지. 서로 셈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 방송3사의 연기대상 수상자 선정을 예측해봤다.
▶SBS "우리가 제일 잘나가~"
SBS는 올해 드라마 풍년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방영돼 연초까지 큰 이슈를 일으켰던 '시크릿 가든'을 비롯해 '싸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 '마이더스' '시티헌터' '무사 백동수' '보스를 지켜라' '여인의 향기'는 물론 현재 방영되고 있는 '천일의 약속'과 '뿌리깊은 나무'까지 내내 고르게 흥행을 기록했다. 당연히 연기대상 후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시크릿 가든' 주연배우들이 이미 지난해 수상을 하게 되면서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가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싸인'의 박신양, '마이더스'의 김희애, '여인의 향기'의 김선아, '보스를 지켜라'의 최강희, '천일의 약속'의 수애 등 만만찮은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우선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기분 좋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KBS "내세울 작품이 없네~"
반대로 KBS는 올해 졸작이 많았다. 월화극 부문에서는 2PM 택연, 미쓰에이 수지 등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 '드림하이'와 장나라가 주연을 맡았던 '동안미녀'가 그나마 선전했을 뿐 1년 내내 시청률 가뭄에 시달렸다. '드림하이'에서는 신인상 후보 정도가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장나라는 대상을 수상하기엔 드라마의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수목극도 사정은 마찬가지. '공주의 남자'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흥행작을 찾아보기 어렵다. '공주의 남자'가 올 한 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주연을 맡은 박시후와 문채원이 대상 후보에 오르기엔 아직 경력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수양대군을 연기한 김영철이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말극 '당신을 믿어요' '오작교 형제들' '광개토태왕' 등이 시청률면에서 선전했으나 화제성에서 밀려 대상 후보를 내세우는 데 다소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MBC "강력한 후보가 있으니~"
MBC는 KBS와 SBS의 중간 정도의 흥행 스코어를 기록해 무난한 한 해를 보냈다. '넌 내게 반했어' '지고는 못살아' 등 일부 수목극이 시청률 참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대상 후보군을 정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우선 올 한 해 독고진 신드롬을 일으킨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과 파트너 공효진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수작으로 꼽히는 '로열 패밀리'의 염정아와 지성도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여기에 KBS와의 경쟁에서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주말극의 부활을 이끈 '반짝반짝 빛나는'의 김현주까지 가세할 기세다. 또 바보 연기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던 '내마음이 들리니'의 정보석도 강력한 대상후보에 속한다. 예상보다 못한 흥행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계백'의 이서진도 대작을 이끈 주인공으로 공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