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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새 수장 선거, 류 진 풍산 회장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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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진 풍산그룹 회장(53)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후임으로 KPGA 수장을 뽑기 위한 입후보가 8일 완료됐다. 최상호 협회 전 수석 부회장(56)과 한장상 협회 고문(71), 이명하씨(54) 등 3명이 입후보했다.

한장상 고문은 당선될 경우 류 진 회장을 협회장으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9일 오후 후보 공약이 완전 공개되지만 이명하씨 역시 큰 틀에서는 한 고문과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외부 영입인사인 류 회장과 국내 최다승(43승)의 프로골퍼 출신 최상호 전 부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한 고문이 영입 의사를 밝힌 류 회장은 재계 '숨은 친골프 인사'다. 남녀 골프 관련 직책을 맡은 적은 없지만 골프계에서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다. 골프인들의 삼고초려에 최근 마음을 움직였다. 풍산 그룹은 특수합금, 비철금속, 화학관련 글로벌 기업이다. 동산업과 방위산업, 전세계 주화산업까지 아우르고 있다.

한장상 고문과 골프계 인사들은 류 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수개월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열혈 골프팬이자 양용은이 자주 조언을 구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와도 친한 사이다. 특히 미국 골프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미국 선발팀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 선발팀간의 격년제 골프 팀 대항전)의 한국 유치(세부 사항 조율만 남았음)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류 회장이 KPGA를 맡을 경우 협회의 선진화, 글로벌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류 회장의 풍부한 재계 네트워크를 통한 대회 수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KPGA 새 회장은 전체 소속 프로(정회원인 투어 프로, 세미프로, 티칭프로 모두 포함) 5100명 중 정회원 1100명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15일 후보 공개 토론회를 갖고, 투표일은 23일이다.

끝까지 표대결로 갈지, 중도에 양측이 합의할 지가 최대 변수다. 최상호 부회장은 "훌륭한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상호 부회장 측이 골프계 발전을 위한 류 회장의 진의를 어떤 식으로 확인하느냐가 중요하게 됐다.

막판까지 의견조율이 안돼 류 회장과 최상호 부회장이 표대결로 간다면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어차피 선거가 과열되면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현 집행부를 대변하는 최상호 부회장과 한장상 고문 등 류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은 대척점에 서 있다. 류 회장이 진흙탕 싸움을 마냥 보고있을 확률은 크지 않다. 류 회장이 마음을 돌릴 경우 양측은 거센 책임공방을 벌이게 된다. 밀고 당기는 막후 협상이 예상된다.

류 회장이 KPGA를 맡으려면 1차적으로 한장상 고문이 투표에서 이긴 뒤 정관 개정을 해야 한다. KPGA는 회원(프로)만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규약이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