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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앞둔 강원 김영후, 유일한 걱정거리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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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공격수 김영후(28)는 '딸바보'다.

여느 아빠 못지 않게 자식 사랑이 대단하다. 부인 김지운씨와의 사랑의 결실인 지후가 9월 19일 태어난 뒤부터 싱글벙글이다. 틈이 날 때마다 '선배 아빠'들에게 좋은 축구선수 아빠가 되기 위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질문도 각양각색이다. 두 아이를 둔 울산 현대 수비수 곽태휘(30)에게는 일반인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적은 축구선수 아빠로 어떻게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는지를 물었다. 23일 대구FC전을 끝으로 축구계를 떠난 팀 동료이자 선배인 미드필더 이을용(36)에게는 은퇴 뒤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축구 선수의 길로 접어든 아이와 어떻게 만날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반쪽을 얻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김영후는 최근 고민에 휩싸여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강원 유니폼을 벗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11월 중순에 실시되는 경찰청의 입단테스트를 통과하면, 2년여 동안 나라를 지키는 군인의 신분이 된다. 당분간 아내는 물론 금쪽같은 딸을 만날 수 없다. 경찰청은 일반 부대에 비해 휴가와 외출 빈도가 잦은 편이지만, 딸고 한시라도 떨어지기 싫은 김영후의 마음 속에는 걱정이 한가득이다. 김영후는 "남자라면 한 번쯤은 다녀와야 하는 군대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내가 입대할 때 쯤에는 딸이 한창 사람을 알아 볼 시점이 된다. 그런데 한 달이 넘게 떨어져 있으면 딸이 나를 못 알아 볼 것 아닌가. 그것이 유일한 걱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잠깐동안의 이별도 못내 아쉬운 진정한 딸바보의 모습이다.

딸도 중요하지만, 2년 뒤 더욱 멋진 아빠의 모습을 갖추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올해 상무 축구단 선수선발 서류전형에 김재성 김형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몰려든 것과 같이 경찰청에도 우수한 선수들이 대거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후는 "경찰청에서도 주전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도 "경찰청에서 더 실력을 갈고 닦아 2년 뒤 팬들 앞에 멋진 모습으로 서고 싶다"는 다짐을 빼놓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