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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2011년 삼성 마운드 어디가 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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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는 높아지고, 구위는 날카로워졌다.

올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 나타난 삼성 마운드의 위력, 아무리 표현하려해도 적합한 용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강하다'는 단어로는 몹시도 부족할 만큼 삼성 투수진의 위력은 하나같이 위력적이었다.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라는 네티즌 은어가 어쩌면 딱 들어맞을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삼성의 마운드는 시즌 때보다 한층 진화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엄청나게 진화했다.

그러나 삼성 마운드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만 강했던 것은 아니다. 선동열 전 감독이 부임 이후 공들여 만들어낸 '투수왕국'은 과거에도 강했다. 특히 선 전 감독이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5년은 '투수왕국'의 시작을 알리는 해였다. 이 해에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김경문 전 감독이 이끄는 두산을 맞이해 4전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일궈냈다. 막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가 포효성을 터트린 계기였다.

이때 삼성은 한국시리즈 네 경기에 단 9명의 투수만을 투입했다. 선발은 배영수와 용병 바르가스, 하리칼라가 맡았고, 권오준 안지만 전병호 오상민 등이 불펜을 지켰다. 오승환은 이 당시 신인으로서 팀의 뒷문을 틀어막으면서 1승1세이브를 기록해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예나 지금이나 오승환의 위력은 여전했다. 2005년 한국시리즈 삼성의 팀 방어율은 부려 1.14였다. 경기당 2점을 채 안줬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해 한국시리즈는 2005년 보다 더 강하다. 선발의 힘은 다소 떨어졌을 지 몰라도 불펜의 위력은 더 한층 진화됐다. 2005년과 올해,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뛴 선수는 권오준과 안지만, 오승환인데 이들의 구위나 경험, 실력은 6년전보다 한 두 단계 이상 진화했다. 당시에도 필승불펜의 선봉이었던 권오준은 부상 등으로 지금까지는 다소 주춤세를 보였으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에서의 호투로 승리를 따내며 안정감을 보였다. 안지만의 진화는 더 눈에 띈다. 풍부한 경험으로 재무장한 안지만은 오승환과 함께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에 모두 나와 2홀드로 불펜의 핵심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오승환의 위력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올해 한국시리즈 1, 2차전에 모두 나왔는데 특히 2차전은 무려 2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실점 위기를 수비진의 도움으로 넘긴 오승환은 2경기 방어율 0.00에 2세이브를 올려 '끝판대장'이라는 명성을 과시했다. 삼성의 올해 한국시리즈 팀 방어율은 0.50이다. 6년 전보다 무려 0.64나 떨어진 수치. 거의 만화에나 나올 법한 슈퍼 불펜의 힘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