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FC와의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가장 크게 기대하는 선수가 프로 2년차 박승일(22)이다. 베테랑 선수가 많은 울산은 노련한 경기 운영이 강점. 반면, 공격 전개 속도가 느려 역습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울산에서 박승일은 군계일학이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인 박승일은 우선 빠르다. 총알 스피드를 앞세운 오른쪽 측면 돌파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돌파에 이어 크로스, 상대 수비 뒷공간 침투로 끊임없이 찬스를 만들어낸다. 지난해 2군에만 머물렀던 박승일은 시즌 중반 고창현의 부진을 틈타 주전으로 도약했다. 9월 17일 상주전, 9월 24일 인천전에서 연속골을 터트려 팀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고, 6강 싸움의 고비였던 지난 주 부산전(1대0)에서 고슬기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김 감독은 "볼터치가 거칠고 패스가 안정적이지 못했는데, 본인이 노력을 통해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예전에는 패스를 한 후 멍하니 지켜보는 습관이 있었지만 이제는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 지 알고 플레이를 한다"고 칭찬했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가 주축을 이룬 대구는 울산보다 빠르고, 패기가 넘친다. 이런 대구를 맞아 울산이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박승일이다. 고창현이 왼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 박승일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커졌다.
비기기만 해도 6강 진출이 가능한 울산이다. 그러나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감독은 "전반기 대구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는데,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뿐이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