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퇴진과 선동열 신임감독 선임.
18일 전국구 인기구단 KIA에서 들려온 놀라운 소식이다. 오전 11시35분. 2페이지짜리 보도자료가 도착했다. 보도자료 맨 끝줄에 '한편 KIA타이거즈는 선동열 감독과 세부계약조건에 대해 조율한 뒤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정이란 뜻이다.
거물 선동열 감독의 계약 조건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KIA로선 결정이 쉽지만은 않다. 선 감독이 삼성 감독 시절 파격적 대우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2009 시즌 도중 파격적인 조건으로 삼성과 재계약했다. 계약기간 5년도 놀라웠지만, 액수도 총액 27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3억8000만원)이나 됐다. 계약금 포함, 연평균 5억4000만원. 가히 '감독 FA'라 불릴만한 계약조건이었다. 2010 시즌을 마친 뒤 중도 퇴진했지만 선 감독은 여전히 삼성 운영위원 신분으로 기존의 연봉을 받고 있는 상황. KIA와 계약하는 순간 삼성과의 계약은 해지된다.
KIA는 우선 선동열 감독과 3년계약을 할 계획이다. 선 감독은 KIA측과 접촉 과정에서 몸값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단은 "삼성에서 부여했던 수준은 맞춘다"는 방침이다. 연봉 보전이란 차원에서도 현실적으로 삼성 시절의 연봉 수준은 마지노선이 될 공산이 크다. 이 조건만으로도 선 감독은 초보 사령탑 일색인 프로야구 감독 시장에서 최고연봉자로 우뚝 서게 된다. 최고 대우를 받던 SK 김성근 감독(2009~2011년 3년간 계약금 8억원+연봉 4억원=총 20억원)이 퇴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31일 NC다이노스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3년간 총액 14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올초 2012년부터 3년간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총 12억원에 재계약했다.
결국 KIA의 딜레마는 계약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시절 5년이란 조건으로 받은 금액이 8억원인만큼 3년계약을 기준으로 적정선 찾기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어찌됐건 선 감독은 최소한 현역 최고 대우만큼은 보장받고 고향팀에서 지도자로 새 출발하게 될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