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문이 열린다.
조광래호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을 치른다.
1승1무(승점 4), 레바논과의 1차전에서 6대0으로 대승했고, 쿠웨이트와는 1대1로 비겼다. B조 1위다. 쿠웨이트(승점 4·1승1무·)에 골득실(한국 +6, 쿠웨이트 +1)에서 앞섰다. 3차예선의 반환점인 UAE전은 최종예선행의 분수령이다.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 대량득점으로 승리해야 편한 길을 걸을 수 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3가지 시나리오를 짰다.
골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듀오 박주영(26·아스널)과 지동원(20·선덜랜드)이 노린다. 공격라인은 박주영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는 A대표팀에서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다. 공식 A매치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폴란드전(2대2 무)에서 2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최근 3경기에서 6골을 터트렸다. 경기당 평균 2골을 기록했다.
지동원은 선덜랜드 진출 후 새로운 눈을 떴다. 볼터치가 간결해졌고, 여유도 생겼다. 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박주영과 지동원은 수시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상대를 교란시킬 예정이다. 오른쪽 측면은 폴란드전에서 홀로 2골을 어시스트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서정진(22·전북)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골문에서 가장 가깝다. 골을 터트릴 확률도 가장 높다.
'원톱' 이동국(32·전북)은 조커로 변신한다.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25분 이후를 기회로 여기고 있다.
공격이 불을 뿜기 위해서는 허리가 탄탄해야 한다. 공수를 조율하는 중원은 삼각형이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이 정점에 서고, 아래에 기성용(22·셀틱)과 이용래(25·수원)가 포진한다. 조 감독이 "세 선수의 선발 출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할 만큼 믿음이 크다. 구자철은 아시안컵의 추억을 살릴 계획이다. 당시 그 자리에서 그는 대회 득점왕(5골)에 등극했다. 최근 측면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갔지만 이번 경기에선 공격형 미드필더(섀도 스트라이커)로 낙점받았다. 구자철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며 "조광래 감독님의 축구 스타일에 선수들 모두 좋아하고 있다. (UAE전 승리를 위해서는) 그 스타일에 잘 따라가야 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성용과 이용래는 설명이 필요없는 조광래호의 살림꾼이다. 공수 연결 고리로 중원을 장악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다. 대량득점의 출발점이다.
수비라인도 득점에 힘을 보탠다. 변형 스리백으로 '안정 + 공격',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당초 좌우 윙백에 공격 성향이 강한 홍 철(21·성남)과 최효진(28·상주)을 모두 투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고 다시 판단했다. 왼쪽에 중앙과 측면을 오갈 수 있는 전천후 수비수 김영권(21·오미아)을 배치하고, 오른쪽에 최효진을 포진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최효진은 활발한 오버래핑이 최고의 무기다. 이때 김영권은 이정수(31·알 사드) 홍정호(22·제주)와 스리백을 형성하게 된다.
실험은 끝났다. 실전이다. 대량득점을 위해서는 공격과 중원, 수비 3박자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한다. 결전을 앞둔 조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모두 좋다. 기대가 된다"며 활짝 웃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