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기적의 아이콘' 신영록(24·제주)은 재활과의 고된 싸움을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매주 5일씩 3~4시간에 달하는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 중이다. 언어와 인지, 체력 훈련 등 일상을 넘어 축구 선수로 복귀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퇴원 후 1달여가 지난 현재 몸 상태는 윗몸 일으키기 60회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병원 측에서는 이달 말까지 윗몸 일으키기 100회를 목표치로 잡아 놓았다. 예전 축구선수 시절과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을 상회하는 체력 수준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무산소성 뇌손상 탓에 입은 몸 떨림 현상을 멈추는 것이다. 경련제 약물 치료를 당분간 해야 한다. 상태가 호전되어 최근에는 복용량을 줄이고 있다. 신영록의 부친 신덕현씨는 "주치의가 (신)영록이의 떨림 현상만 없어진다면 더 이상 재활 치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런 신영록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조광래호와 폴란드 간의 평가전을 지켜봤다. 5월 8일 대구FC전에서 심장 부정맥으로 쓰러진지 5개월여 만에 축구장으로 돌아왔다. 신영록의 요청이었다. 이를 전달받은 제주 유나이티드가 대한축구협회 측에 가능 여부를 타전했다. 축구협회는 그라운드를 한 눈에 지켜볼 수 있는 스카이박스 한 자리를 내줬다. 신영록은 미소를 머금은 채 그라운드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신 씨는 "경기장에 도착한 뒤부터 계속 저러고 있다"고 웃었다.
한 달전 퇴원 기자회견 당시 어눌했던 말투가 많이 나아졌다. 경기장에 온 소감을 묻자 또박또박 "좋아요"라고 대답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신영록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는 박주영(아스널) 이동국(전북)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신영록은 "내 자리는 센터 포워드"라면서 "(목표는) 복귀"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영록은 이날 큰 선물도 받았다. 한국-우즈베키스탄과의 올림픽대표팀 경기가 끝난 뒤 팬들로부터 환호성과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라운드를 향해 손을 흔드는 신영록의 표정은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재기 의지를 나타내고 있었다. 상암=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