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이택근 선배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신인다운 수줍음과 함께 패기가 넘쳤다. LG의 대졸 신인 김남석은 지난 16일 군산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했다. 8회 쐐기 타점을 올리는 등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북부리그(경찰 상무 LG SK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07년 첫 대회 이래 1년차 신인이 MVP를 차지한 것은 김남석이 최초다.
김남석은 MVP로 선정된 뒤 "1군 무대에 서고 싶다. 'LG에 김남석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어떤 선수일까.
김남석은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4순위로 LG에 지명됐다. 대학 시절부터 4번 타자로 활약했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을 인정받았다. 주로 나서는 포지션은 3루수와 1루수. 현재 LG 2군에서 4번 타자로 나서며 62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4홈런 36타점을 기록중이다. 최다 안타, 타점, 득점 등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삼진과 볼넷 비율이다. 35개의 4사구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23개에 그쳤다. 전형적인 2군 거포 스타일은 아니란 소리.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김남석은 "사실 공을 방망이에 맞추는 컨택트 능력에는 자신 있다"며 "나쁜 공에는 손이 잘 안 나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볼넷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곧이어 "사실 좀더 공격적인 스타일로 바꾸고 있다. 볼넷보다는 안타를 때려내려 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있다보니 잘 안 고쳐진다"고 덧붙였다. 좋은 선구안을 갖고 있지만, 공격력에 보다 욕심이 있는 모습이었다.
사실 LG에는 뛰어난 타자들이 많다. 당장 그에게 기회가 주어지리란 쉽지 않아 보인다. 김남석은 "1군에 올라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당장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며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나가 언젠가 정성훈 이택근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성훈과 이택근은 넘어서야할 선수가 아닌가"라고 묻자, 그는 "아직 한참 멀었다. 언젠가는 이겨내도록 하겠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김남석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프로라는 걸 계속 실감하고 있다. 아마와 차이가 크다"며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몸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과연 김남석이 LG의 우타 거포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데뷔 첫 해, 출발은 매우 좋아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