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30)과 1년 계약 연장을 원하고 있다고 영국 대중지 더 선 인터넷판이 6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왜 1년일까. 생각보다 기간이 짧다. 박지성 측은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선은 더 많은 기간이 제시될 수 있다며 장기 계약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 구단 주변에선 박지성의 계약 연장 기간은 짧으면 1년, 길어야 2년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박지성의 나이 30세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향후 1~2년이라고 말했다. 오른무릎을 이미 두 차례 수술했던 박지성은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박지성은 지난 2월 카타르아시안컵을 마치며 국가대표 은퇴까지 선언했다. 클럽팀과 대표팀을 오갈 경우 선수 생명이 빨리 단축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박지성의 무릎 상태를 박지성 만큼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퍼거슨 감독이다. 박지성은 2007년 4월 미국에서 오른무릎 수술을 받았다. 이후 박지성은 잊을 만하면 무릎이 말썽을 일으켰다. 피곤할 경우 물이 고였고, 또 인근 허벅지 근육까지 아프곤 했다. 맨유 의무팀은 지난해 박지성이 현재의 오른무릎을 갖고 선수로 뛸 수 있는 기간이 길어야 4년 정도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박지성이 무릎을 잘 관리하면 4년 이상 뛸 수 있다. 반대로 무릎에 무리를 가할 경우 4년 보다 단축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는 박지성과 1년 이상의 장기 계약에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다시 오른무릎이 고장날 경우 재활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박지성이 이번에 계약 연장을 할 경우 주급은 현재 7만파운드(약 1억1900만원, 추정) 보다 인상될 수밖에 없다. 최대 9만파운드(약 1억5400만원, 추정)까지 오를 수 있다. 9만 파운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고액 연봉 선수가 다쳐 팀에 기여할 기간이 짧아질 경우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맨유는 박지성과 1년 계약을 연장한 후 경기력과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할 것이다.
맨유는 그동안 노장인 긱스(38), 스콜스(최근 은퇴)등과 매년 1년 계약 연장을 해왔다. 맨유는 나이가 많다고 바로 선수를 버리지 않는다. 퍼거슨 감독은 노장일지라도 팀에 공헌하는 바가 있다면 옆에 두는 편이다. 박지성도 이제 노장 대열에 낄 차례다. 퍼거슨 감독은 팀 공헌도가 높고 충성심이 강한 박지성을 좋아한다. 또 지난 시즌에는 첼시 등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따라서 퍼거슨은 박지성과 계약을 연장하고 싶은 것이다. 1년 계약 연장을 해놓고 박지성의 몸상태과 경기력을 볼 것이다. 무릎이 멀쩡하고 지난 시즌 같은 활약(8골 6도움)을 할 경우 내년 이맘 때 다시 1년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박지성도 손해날 게 없다. 박지성과 맨유는 현재 2012년 6월말까지 계약돼 있다. 여기서 1년 계약을 연장할 경우 2013년 6월까지 맨유에서 뛸 수 있다. 오는 2011~2012시즌을 맨유에서 뛰고 난 후 다시 계약 연장이 안 될 경우 박지성은 여러 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맨유에서 1년 더 뛰고 자유롭게 다른 팀을 선택해도 된다. 아니면 맨유에 이적료를 주고 박지성을 원하는 클럽을 골라서 가면 된다. 박지성의 기량은 이미 유럽 무대에서 검증이 됐다. 따라서 맨유가 박지성을 버릴 경우 몸만 아프지 않다면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빅리그 클럽들로부터 수많은 영입 제의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도 이탈리아 인터 밀란, AC밀란, 유벤투스,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등이 관심을 보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