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좀 더 다양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요즘 안익수 부산 감독(46)은 팬들에게 이런 성토를 듣는단다. "왜 베스트11에 변화의 폭이 크지 않느냐"는 불만이다.
안 감독도 시즌 초반부터 고민하던 것이다. 16개팀의 모든 감독들이 그렇 듯 안 감독도 주전 멤버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안익수 축구'의 톱니바퀴 조직력을 완성하기 위해선 정예 멤버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월 6일 개막 이후 5경기에서 1무 4패로 부진할 당시 주장 김근철과 부주장 박희도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고육지책을 사용한 것 외엔 한지호 임상협(이상 23) 박종우(22) 등 젊은 피들을 고정적으로 중용해 리그를 운영했다.
이후 젊은 패기는 거침이 없었다. 12경기 무패 행진(8승4무)을 달렸다.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37)의 풍부한 경험도 더해져 파급효과를 냈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6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체력 회복이 더디다. 안 감독은 "나도 주전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얇은 선수층 때문이다. 리그, 컵 대회, FA컵 등 세 대회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올시즌 15경기 이상 뛴 선수들이 6명이나 된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허리 부상인 공격수 양동현을 비롯해 수비수 이요한 등 주전 선수들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또 주전 멤버들의 공백을 메워줘야 할 김근철 박희도 등도 쓰러졌다. 33명의 가용자원 중 1군에서 뛸 선수들을 제외하면 2군 경기를 치를 선수들이 부족할 정도다.
용병들의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안 감독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부산은 네덜란드 출신 반 덴 브링크(수비형 미드필더), 브라질 출신 펠리피와 따시오(공격수)가 짐을 싸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남아있는 수비수 이안 파이프의 기량도 기대보다 수준 이하다. 수급도 힘든 상황이다. 최근 브라질의 경제 상황이 좋아져 브라질 용병들의 몸값이 2~3배 이상 뛰었다. 구단의 한정된 지원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낼 선수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