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축구장 관중들은 주로 뭘할까. 전반 45분동안 참았던 생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로 달려가거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에서 컵라면을 먹는게 보통이다. 하프타임 15분 동안에는 선수들도 쉬고 관중들도 쉰다.
하지만 올 시즌 주말의 포항 스틸야드는 다르다. 관중들이 자리를 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리에 앉아 경기장만을 바라보고 있다. 승용차 경품행사 때문이다.
포항은 올 시즌 매 주말 정규리그 홈경기마다 입장 관객 중 한 명을 추첨해 신형 액센트를 선물로 준다. 추첨 방식이 피를 말린다. 우선 2명을 추첨한다. 뽑힌 관중은 자신의 입장권을 들고 직접 그라운드 안으로 뛰어와야 한다. 번호가 발표된 뒤 1분안에 주인공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추첨한다. 실제로 18일 상주전에서는 화장실에 가느라 당첨 사실을 놓친 한 관중이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무효처리가 된 뒤였다. 뽑힌 2명은 포항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붉은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룰렛을 돌려 행운의 주인공을 가린다. 주인공은 경기장에 있는 승용차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한다. 그자리에서 파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1000만원 가량 챙긴다. 탈락한 사람도 32인치 LCD TV를 받는다.
매 경기에 1대씩 총 16대의 승용차는 포스코 등 포항의 스폰서기업들이 돌아가면서 준비한다. 스폰서기업들이 먼저 포항에 경품행사를 제의했다. 지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뜻이다. 보통 승용차 1대당 들어가는 비용은 2000만원정도 선이다. 보통 1500만~3000만원 들여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펼칠 때보다 관중들의 집중도가 더 높다. 포항 관계자는 "가수들 공연은 노래를 부를때만 반짝한다. 노래가 끝나고 후반전을 보지 않고 집으로 가는 관중들도 있다. 하지만 매경기 승용차 경품행사는 관중들의 호응도 측면에서 최고다"고 밝혔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