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22·광주)과 배천석(21·숭실대). 19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에 앞서 치른 두 차례 모의고사에서 나란히 '홍명보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선수들이다.
김동섭은 3월 27일 중국전에서 전반 1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홍명보 감독에게 승리를 안겼다. 배천석은 6월 1일 오만전에서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투입돼 머리로 결승골과 쐐기골을 넣으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당시 김동섭은 한국 축구의 희망 지동원(전남)이 원톱에 서는 바람에 후반 37분 나와 10여분 뛰었다. 기량을 보여주기엔 출전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런데 포지션의 변화가 생겼다. 홍 감독은 지동원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뜻을 밝히면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공석이 되었다. 그러면서 김동섭과 배천석의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김동섭은 큰 키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를 갖춘 선수다. 활동폭은 넓지 않지만 문전에서의 집중력은 돋보인다. 위치선정 선점력도 뛰어난다. 배천석은 '제2의 황선홍'이라고 불리는 미래의 대형 스트라이커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만전에서 헤딩력은 입증되었다. 이젠 발로 홍 감독의 눈을 잡을 시간이다.
둘의 불꽃튀는 경쟁에도 불구하고 김동섭이 배천석보다 주전 경쟁에서 약간 앞서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이다.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주역인 김동섭은 올시즌 광주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다. 실패를 맛보긴 했지만 2007년부터 3년간 일본 프로 무대도 밟아본 경험이 있다. 둘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누구보다 반기는 홍 감독은 14일과 15일 "분명 프로의 경험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홍 감독의 말대로라면, 프로인 김동섭의 경험을 믿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배천석도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후반 상대 체력이 떨어질 때 조커로 투입될 공산이 크다. 범주에는 김동섭과 지동원이 포함되어 있다. 배천석은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폭발시켜야 한다. 프로 못지 않은 대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야 하는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