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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김경문과 남은 감독들의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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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의 충격적 자진 사퇴로 남은 사령탑들의 압박감이 커질 전망이다.

떠난 자는 1명이지만 남은 자 7명의 느낌은 서늘하다. 지난해 준 우승을 이끈 삼성 선동열 감독의 퇴진의 1차 쇼크. 지난 7년간 3차례의 한국시리즈를 포함, 무려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명장의 퇴진은 2차 쇼크이기 충분한 사건이었다. 1인자의 자리, 즉 '우승'이 아니면 언제든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사실이 두 명장의 퇴장 사건으로 명확하게 입증된 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충분히 받고 있는 '성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전망이다. 상위권 전력의 팀은 '우승'이란 목표에, 하위권 전력은 '4강'이란 목표에 대한 압박감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는 곧 자칫 남은 시즌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다.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상위권 경쟁 구도는 '무리수'를 부추기는 요소다.

1위 SK와 4위 삼성 간의 승차는 단 1.5게임. 3연전 결과만으로 1~4위가 요동칠 수 있는 지근 거리다. 포스트시즌 대진 구조 상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팀의 어드벤티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실제 2001년 두산의 역전 우승 이후 '정규 시즌 1위=한국시리즈 우승'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매경기에 따라 판도가 달라지는 숨막히는 순위 싸움과 정신적 압박감은 자칫 사령탑들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선수의 변칙 기용 등 무리수가 속출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시즌 절반도 돌지 않은 시점임에도 실제 비 정상적 운용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있는 상황.

변칙 카드는 양면성을 지닌다. 성공할 경우 '승부수'로 팀 분위기를 반짝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순식간에 재앙적 '무리수'로 돌변할 위험을 내포한다. 순간의 판단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부상 위험은 떨칠 수 없는 그늘이다.

본격적으로 펼쳐질 '한 여름 승부'에서 사령탑들의 순간 판단이 큰 결과로 작용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강팀이 추락하고 의외의 팀이 어부지리를 얻는 등 순위 변동성이 커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어느 해보다 벼랑 끝 심정 속에 치르고 있는 올시즌. 김경문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남은 사령탑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고 있다. '포스트 김경문' 정국. 두산을 떠나 프로야구 판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