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두산 '맏형' 김동주도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김동주는 13일 오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소식을 방금 들었다. 너무 섭섭하다. 좋은 모습으로 가시는게 아니라서 더욱 서운하다. 지금 전화를 드리고 싶은데 감독님 마음이 안 좋으실텐데 용기도 못 내겠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김 감독과 김동주는 지난 1998년부터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베어스 원년 멤버였던 김 감독이 98년 두산 배터리코치로 부임했고, 김동주는 당시 대졸 신인으로 입단한 초년병이었다. 둘은 또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김동주는 "감독님과는 코치 시절부터 10여년 동안 함께 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선배이시다. 내가 어렸을 때는 속도 많이 썩여드리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며 "언제가는 꼭 감독님에게 보답하고 싶었는데 너무 서운하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동주는 올초 일본 전지훈련 때 김 감독과 자신이 똑같이 계약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우승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김동주는 또 "올해 우리 선수들이 잘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죄송스럽기도 하다"며 선수들의 책임도 크다고 밝히면서 "우리가 잘 했어야 했다. 그동안 전혀 그런(감독직 사퇴) 뉘앙스는 없으셨기 때문에 뭐라 말해야 할지 솔직히 힘들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이어 김동주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하는 것 뿐이다. 감독님도 그런 것을 좋아하실 것이다.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나중에 찾아뵐 것이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