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은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던 모양이다. 4일 넥센전을 앞두고 한대화 한화 감독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덕아웃에서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화 훈련이 끝날 무렵 넥센 선수단이 도착했다. 넥센의 심재학 타격코치가 한 감독 앞에 다가와 인사를 했다.
심 코치: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한 감독: (반갑게 인사를 받자마자) 야, 근데 너네는 왜 다른 팀하고 할 때는 그저 그렇더니 왜 우리만 만나면 잘하냐? (전날 한화는 넥센과의 1차전에서 1대4로 패했다)
심 코치: 어휴, 감독님 별 말씀을…. 저희도 주전 멤버 빠진 상태에서 게임했는데요. (그러더니 이전 경기에서 슬라이딩을 하느라 어깨와 팔을 살짝 다쳤던 김민우, 유한준의 사례를 열거했다)
한 감독: 아, 그려? 그럼 그애들 계속 빼고 우리랑 경기하자. (한 감독은 껄껄 웃으며 모자를 벗었다)
이 때 심 코치는 "머리 염색이 잘 됐다"고 인사를 건네다가 불현듯 뭔가 떠올랐다는 듯 눈빛을 반짝 거리며 화제를 돌렸다.
심 코치; 감독님 머리를 보니까. 그 위에 그래픽같은 게 보여요.
한 감독: 뭔 소리여?
심 코치: 거, 있잖아요. 왜? 왕관을 씌워놓은 것처럼…. 그래픽처리된 왕관 아우라가 허상처럼 보인다니까요. 요즘 하도 대왕이라고 뜨고 계시잖아요.
한 감독: 아이고, 내가 미쳐. 언제 또 야왕에서 대왕으로 바꼈냐?
심 코치: 아, 맞다. 야왕이었나? (겸연쩍은 듯 넥센 덕아웃으로 황급히 달아났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