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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성근 감독이 밝힌 트레이드 비화 "처음엔 박현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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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박현준이 아니었어."

SK와 LG는 지난 시즌 중반인 7월 4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승을 염두에 둔 SK는 즉시 전력감인 야수 최동수, 안치용, 권용관, 투수 이재영을 받았다. 대신 LG에 유망주인 투수 박현준, 김선규, 포수 윤상균을 내줬다. 그 덕에 SK는 정규시즌 1위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SK-LG 트레이드'가 당시보다 올시즌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SK에서 넘겨준 박현준이 LG 선발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선규도 불펜 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윤상균 역시 대타 요원으로 얼굴을 자주 보인다.

이 트레이드와 관련해 SK 김성근 감독이 19일 인천 LG전에 앞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한때 공을 들였던 제자들이 LG 유니폼을 입고 잘 하는 모습에 김 감독은 "우승하고 바꾼거지"라며 트레이드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감독은 "원래는 트레이드 상대가 LG가 이니었다. 카드도 조금 달랐다. 다른 팀과 한창 논의중이었는데 갑자기 틀어졌다. 그러다가 구단에서 LG와의 트레이드를 이야기하길래 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현준과 김선규를 카드로 내놓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김 감독은 "박현준은 제구가 되지 않았고, 김선규는 공이 빠르지 않았다"며 "박현준은 불펜에선 부드럽게 던지다가도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폼이 딱딱해졌다. LG로 가서 이 부분이 많이 좋아졌더라. 폼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며 "아무래도 SK에 있을땐 1군 등판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LG에선 등판 횟수가 많아지다보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규에 대해선 "김선규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는데 원하는 팀이 한 군데도 없었다. 사이드암 투수가 공이 빠르지 않은데다 그 정도급 사이드암 투수는 한명씩 다 있기 때문이다. 결국 LG가 데려갔는데 직구 스피드가 올라가면서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무려 두 명의 사이드암 투수를 동시에 트레이드한 이유에 대해 "그때는 이영욱, 신승현이가 올라올 줄 알고 보냈다. 그런데 두 명 모두 올라올 생각을 안 한다"며 껄껄 웃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