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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주민 건강영향조사…만성질환·암 등 발견"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10-31 08:23 | 최종수정 2022-10-31 08:23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많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위암, 갑상선암 환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기름유출 오염으로 인한 질환인지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의 충청남도 권역형 환경보건센터(센터장 이용진)는 지난 여름 실시한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지역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 분석을 마치고, 주민들에게 우편으로 개별 통지했다고 31일 밝혔다.

센터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5일에 걸쳐 기름유출 사고지점과 인접한 태안군 해안지역 소원면과 원북면의 18개 리 거주 성인 429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건강영향조사는 오염사고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설문조사, 신체계측, 혈압측정, 심박변이도검사, 혈액 및 소변검사 등 기초 임상검사와 중금속,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 농도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조사에는 태안군 소원면 11개리 246명(57.3%), 원북면 7개리 183명(42.7%)이 참여했다. 참여자 429명 중 남성은 167명(38.9%), 여성은 262명(61.1%)이었다. 연령별 분포는 50대 21명(4.9%), 60대 113명(26.3%), 70대 184명(42.9%), 80대 106명(24.7%), 90대 5명(1.2%)으로, 70대 이상이 68.7%로 고령자의 참여가 많았다.

조사 결과 만성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만성위염, 당뇨 등이 많이 발견되었으며, 고혈압이 242명으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다. 위암, 대장암·직장암, 갑상선암 등 암도 발견되었고, 위암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429명 중 120명에 대한 중금속, 환경호르몬 정밀분석 결과, 중금속인 카드뮴(Cd)이 WHO에서 제시한 기준(5㎍/g)을 초과한 주민이 8명(6.7%) 발견됐다. 내분비 교란물질인 환경호르몬도 프탈레이트류(5종) 중 MBzP 6명(5.0%), MnBP 5명(4.2%), MEHHP 1명(0.8%)이 초과된 결과가 확인됐다.


이용진 센터장(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은 "기준치를 초과한 결과는 기름유출 오염 또는 생활습관의 차이에 의한 영향인지 추가적인 원인분석이 필요하다"면서, "환경성질환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줄이려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피해 규명을 위한 건강영향평가는 중금속 및 환경호르몬 등 환경오염인자에 의한 신체건강평가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정신적 피해 등 정신건강학적 영향에 대한 평가와 사후관리 대책 마련도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지정 순천향대천안병원 권역환경보건센터는 2021년부터 충청남도 전역의 환경보건이슈 해결을 위한 정책기반을 구축하고, 각종 환경오염, 환경사고 등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한편 태안 기름유출 사고는 지난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와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대량의 기름이 유출된 해양오염 사고다.

이로 인해 총 1만 2547㎘에 달하는 원유가 유출돼 인근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 조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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