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사회문제로 확산되며 대중들의 감염병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월 24일은 '제39회 세계 결핵의 날'이자 '제10회 결핵예방의 날'이다. 결핵은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3대 감염성 질환 중 하나로 손꼽히며, 국제적으로 퇴치 사업을 전개할 만큼 매년 수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감염병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년 째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국내에서 매년 3만여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사망자도 연간 2000여명에 이른다.
결핵균은 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전염성이 있는 폐결핵, 기관지 혹은 후두 결핵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할 때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가래 방울이 공기 중으로 나올 수 있다. 이 때 결핵균이 공중에 퍼지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호흡할 때 공기와 함께 폐 속에 들어가 증식함으로써 감염이 이뤄진다.
하지만 결핵에 감염되었다 해도 모두 결핵환자는 아니며, 90%의 감염자는 잠복결핵에 해당된다. 잠복결핵이란 결핵균이 몸 안에 있지만 면역기전에 의해서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몸 밖으로 결핵균이 전파되지 않아 사람 사이에 전염성이 없고, 결핵 검사인 흉부 X-선 검사와 객담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잠복결핵 감염자들을 관찰했을 때 치료를 실시하지 않은 사람이 치료를 완료한 사람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률이 7배나 높았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결핵퇴치를 위한 잠복결핵감염 진단과 치료를 통한 발병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IGRA 검사로 빠르고 정확하게 잠복결핵 진단
잠복결핵은 일반적인 결핵검사인 흉부 X-선 검사와 객담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별도의 검사 방법이 필요하다. 인체 내에 결핵균에 대한 면역세포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는 수십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와 최신 검사 방법인 '인터페론감마 분비 검사(Interferon-Gamma Releasing Assay, 이하 IGRA)' 두 가지 검사법이 있다.
이 중 IGRA는 혈액검사로, 검사 대상자의 혈액 안에 있는 T 림프구라는 면역세포를 결핵균의 특이 항원과 반응시키면 '인터페론감마'라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를 측정해서 수검자가 결핵균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알아내는 원리다. IGRA 검사법은 한번의 채혈로 잠복결핵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처럼 의료기관을 재방문할 필요가 없어 환자 입장에서 편의성이 높다. 또한 체외 검사이기 때문에 약물 주입으로 인한 이상반응에 대한 위험성이 없고, 결핵 예방을 위해 유아기에 필수로 맞는 BCG 백신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결과의 정확도가 높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효과적으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IGRA 검사법을 우선으로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추세에 맞게 IGRA에 대한 급여 기준을 확대하고 있으며, 신장 투석환자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환자는 결핵 발병 고위험군으로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에 해당해 환자 본인부담금 10%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권애린 전문의는 "결핵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르고 정확한 잠복결핵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라며 "GC녹십자의료재단에서 시행하는 '퀀티페론-TB 골드 플러스(QuantiFERON-TB Gold Plus)' 검사 역시 IGRA 방식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고 주요 국제기구에서 채택하는 등 안전성과 정확도가 확인된 검사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개인이 평소 손 씻기 등 위생과 기침 예절에 주의하고 잠복결핵검사를 통해 사전에 결핵 발병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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