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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다섯' 종영①] 안재욱X소유진의 중년 로코, 주말극 새바람 이끌다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08-22 08:50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안재욱과 소유진이 연기 인생 제 2막을 연듯 보인다.

KBS2 주말극 '아이가 다섯'이 종영했다. 지난 2월 첫 방송된 이후 약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커플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휴먼 스토리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막장 코드 없는 주말극도 완성도 있게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누구나의 삶에 일어날 법한 공감가는 에피소드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따뜻한 메시지는 전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이가 다섯'은 제목처럼 아이 둘인 남자와 아이가 셋인 여자가 만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각 인물들의 구심점이자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과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연기력은 물론 설렘까지 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이들이 필요했고, '아이가 다섯'의 선택은 배우 안재욱과 소유진이었다. 그리고 그건 정답이었다.

'아이가 다섯'은 안재욱에게도 소유진에게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소유진은 2013년 결혼 이후 3년 여만에, 안재욱은 4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대중은 오랜만에 보는 그들의 모습에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동시에 주말극에서 보는 그들의 모습이 자칫 낯설까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고 두 배우는 역시나 녹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인생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 재혼이라는 어쩌면 무겁고 답답할 수 있는 소재를 관록의 연기로 따뜻하게 풀어냈다. 특히 로맨스에서 멀다고 여겨졌던 중년들의 사랑을 극의 중심으로 데려오며 '로코저씨', '로코줌마'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로맨스에 여전히 가슴이 뛰었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갈등을 봉합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섬세하고 또 짙게 그려냈다.


소유진은 지난 2000년 드라마 '덕이'로 데뷔한 이후 '맛있는 청혼', '쿨', '여우와 솜사탕', '내 인생의 콩깍지',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결혼 이후에는 배우 소유진보다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아내라는 수식어'가 그를 더욱 강하게 따라다녔다. 그렇기에 이번 복귀가 그에겐 피치못할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터, 그러나 소유진은 전혀 흔들림 없이 세 아이를 꿋꿋이 키우는 억척 싱글맘 안미정 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믿었던 남편이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난 바람에 세 아이를 홀로 키우는 짠내 워킹맘이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당찬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또 현실감있게 그렸다. 특히 여성스럽고 톡톡튀는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던 이전과는 달리 능청스런 아줌마의 모습과 더욱 성숙해진 모성애 연기로 이 시대 워킹맘의 모습을 대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안재욱은 다시 한번 그 이름값을 증명했다. 1997년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이후 로맨스 스타로 안방 극장을 주름답던 그의 매력은 중년이 된 지금에도 변함이 없었다. 안재욱은 드라마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긴 아이들을 키우며 혼자서 엄마와 아빠 역할을 겸하는 싱글대디 이상태로 분했다. 특유의 따뜻한 눈빛은 다정하고 자상하게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모습과 잘 어우려졌다는 평이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부딪힌 문제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모습으로 시대가 꿈꾸는 남편, 사위, 그리고 아빠의 모습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 소유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죽은 연애세포를 부활시키는 츤데레 로맨시스트의 모습은 '아재 파탈'이라는 별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현실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케미는 '아이가 다섯'이 시청률 30%를 돌파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음이 분명하다. 이전보다 더욱 무르익은 안재욱과 소유진의 연기 호흡은 '아이가 다섯'을 주말 저녁 온 가족이 함께 유쾌상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실제로도 새로운 가정을 꾸린 두 배우의 진정성이 담긴 부성애와 모성애 연기는 이전의 그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을 만족시켰다. 그렇기에 '아이가 다섯'으로의 복귀는 성공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넘어 제 2의 연기인생을 열었다고 보기에도 충분하지 않을까.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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