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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13번째 포스트시즌 맞는 박진만, 역시 달랐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17 14:45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5회초 1사 2루 박진만이 동점저기타를 날리고 웃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1.10.16


박진만마저 살아났다.

SK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타선이 조금씩 살아났다. 특히 4차전에서는 긴 침묵을 거듭하던 최 정과 김강민이 살아났다. 하지만 유독 안 터지던 이가 있었다.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이다.

박진만은 준플레이오프 때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안정된 수비력 때문에 라인업에 계속 이름을 올렸지만, 거의 쉬어가는 타순처럼 느껴졌다. 박진만은 현대와 삼성을 거치면서 포스트시즌 최다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해 무려 84경기에 나섰다. 96년 데뷔한 이래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한 것은 단 세 시즌. 13번의 포스트시즌 중 6번은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견인했다.

1차전에 앞서 만난 SK 최고참 최동수는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며 박진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만두(박진만의 별명)를 잘 봐야 한다. 최 정도 터지고, 김강민도 쳤는데 진만이만 아직 무안타다. 이제 곧 터질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박진만은 이날 송은범과 함께 감기몸살로 고생하고 있던 터. 링겔까지 맞아 이틀 동안 훈련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상태였다. 게다가 준플레이오프 때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최동수의 말이 맞았다. 85번째 포스트시즌 경기,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두번째 타석부터 시동을 걸었다. 4회초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힘을 빼고 방망이에 정확히 맞춰 타구를 가볍게 외야로 보냈다. 노련미가 느껴지는 타격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타점.

세번째 타석에서는 기어코 안타를 날리고 말았다. 3-4로 뒤진 6회초 1사 3루서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좌중간으로 빠지는 깔끔한 안타. 하지만 정근우의 투수 앞 내야안타 때 2루 베이스를 잘못 밟았다. 발목을 삘 수 있었던 상황. 박진만은 투수가 교체되는 사이 고통을 호소하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대주자로 교체를 예상했던 상황. 하지만 압박붕대를 발목에 감은 뒤 곧바로 2루로 뛰어 나갔다.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감기 몸살과 부상 위험을 딛고 뛴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3번째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크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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