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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출동] '부킹 주점이 뭐길래' 최홍만 폭행 사건, 그날 밤 무슨 일이?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1-10-13 14:23 | 최종수정 2011-10-13 16:12


최홍만

"부킹 주점이 뭐길래…"

그건 부킹 주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최홍만(31)이 20대 여성을 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이 떠들썩했다. 격투기 선수로 활동했던 최홍만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에 출연하는 방송인이기도 하다. 특히 2m18-140kg의 거구가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그날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부킹 주점이 뭐길래…

지난 8일 새벽, 사건은 최홍만이 직접 운영하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B주점에서 벌어졌다.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이곳은 약 330㎡ 규모로, 넓은 홀에 42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또 가게 한쪽엔 이곳을 방문한 유명 연예인들의 사인도 진열돼 있었다.

검은색 톤의 깔끔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주점 내부엔 푸른색 조명이 설치돼 있었다. '부킹주점'이란 특징상 테이블을 쉽게 오갈 수 있는 형태로 좌석을 마련돼 있고, 벽 쪽엔 둘러 앉아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이 별도로 설치돼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주점 관계자는 "많이들 오시네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사건이 발생한 후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매체에서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최홍만 사장님은 오시지 않았다"며 "일본에 가는 등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사장님이 매일 가게에 나온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즐거워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바쁜 일이 있으셨는지 어제(11일)는 안 나오셨다. 오늘도 나오실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이 관계자는 서씨가 앉았던 자리, 언쟁이 벌어지게 된 이유 등 당시의 정황을 상세히 설명했줬다.


부킹 주점의 '복잡한' 계산법이 문제?

사건의 발단은 술값 계산법. 이곳은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쪽지를 건네면 여성이 쪽지의 수 만큼 술값을 할인받는 '부킹클럽'식 주점이다. 여성은 남성에게 받은 쪽지 한 장당 전체 술값에서 1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쪽지가 지나치게 많은 경우 문제가 된다. 1만원어치를 주문했는데 15명에게 쪽지를 받게 되면 오히려 주점 측에서 5000원을 손님에게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주점 관계자는 "손님이 가실 때 우리가 오히려 돈을 드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럴 경우 적정 수준에서 더이상 쪽지를 통한 할인이 어렵다고 손님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종업원은 10여장의 쪽지를 받았던 20대 여성 서모씨에게 더이상의 할인이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당시까지 서씨가 계산해야 될 금액은 4000원이었다.

하지만 사전에 그런 규칙이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한 서씨는 종업원의 말에 불만을 나타내며 "사장을 데려오라"고 했고, 최홍만이 서씨를 직접 상대하게 됐다.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주점 관계자는 "여성 손님이 최홍만에게 계속해서 술값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도저히 안 돼서 주점의 동업 사장, 매니저가 최홍만과 함께 이 여성과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주점의 동업 사장, 매니저와 최홍만은 주점의 구석에 위치한 화장실 앞에서 서씨를 진정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실랑이는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 서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에 대해 최홍만 측은 "옷을 당기고 귀찮게 해서 살짝 밀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모씨는 "주먹으로 한 대를 맞았다"고 맞섰다.


최홍만 "거짓이 있다면 운동 그만두겠다"

어렵게 전화를 받은 최홍만은 상당히 지친 목소리. "처음엔 영문도 모르고 손님이 부르니 불려갔다. 자세한 사정은 몰랐지만 공손하게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주점에서 벌어지는 일 하나하나에 일일이 다 관여를 못한다. 손님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 드리는 등 다른 할 일도 많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며 "그 손님이 날 따라다니면서 밀치고 잡아당기고 욕설을 했다. 그 과정에서 살짝 밀었던 것인데 어느 순간 내가 여자를 주먹으로 때린 놈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최홍만은 "이번 일이 벌어지고 나서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 평생 들어야 할 욕을 다 들은 것 같다. 일본에서도 이번 일 때문에 계속 연락이 오고 난리도 아니다"라며 "이것저것 해야될 일도 많고 바쁜 와중에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깝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서 씨는 경찰 진술에서 일관되게 '맞았다'고 강력히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는 양측의 말이 엇갈린다. 하지만 알려진 만큼의 심각한 폭력 사건은 아니다. 술자리에서 흔히 벌어지는 말다툼으로 인해 생긴 일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 말처럼 술자리 해프닝으로 끝날지 여부는 이후 서씨의 발언과 대응 수위에 따라 180도 달라질 양상.

이와 관련 최홍만은 "서씨가 이후 어떻게 나올지 지켜본 뒤 법적 대응에 대해 결정할 생각이다. 내 말 중 거짓이 있다면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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