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中전훈 떠나는 호랑이들 '지옥같은 50일 어떻게…'
기사입력 2000년 01월 09일 15시 17분
`50일 동안을 어떻게 버티라고'.
오는 17일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중국 광저우(廣州)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해태.
싼 물가 때문에 지난 82년 창단 이후 최대규모인 46명이 무려 49박50일의 최장기간 훈련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이호성 양준혁 홍현우 등 베테랑들이 2월8일 합류하고 재활중인 이대진과 박충식 등이 제외될뿐 1,2군 전원이 전지훈련을 떠나는 셈이다.
섭씨 27∼30도의 따뜻한 날씨와 국가 대표급이 사용하는 완벽한 시설 때문에 훈련 효과도 만점을 자신한다.
그러나 현재 해태는 큰 고민에 빠져있다.
전지훈련장 1시간 거리내 위락 시설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하다못해 맥주 한병을 사서 마실 수 있는 가게 하나없고, 전화도 숙소앞 공중전화 한대뿐.
살벌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숙소를 멀리 떠나기도 꺼림직하다는 표정.
3일 훈련뒤 하루꼴로 찾아오는 휴식일에도 숙소에 박혀있는 방법 밖에는 없다.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도 그렇지만, 코칭스태프까지도 50일 동안 숙소 천장만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휴일에 비행기로 두시간 거리인 홍콩을 다녀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홍콩에서 중국으로 복귀할때 절차가 까다로워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노래방 기계를 가지고 가자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
"훈련말고는 아무 것도 할 게 없을 걸"이라며 껄껄 웃는 김응용감독.
김감독을 제외한 해태의 모든 식구들은 `지옥같은 50일'을 어떻게 보낼지 벌써 한숨이 깊다.
[전동희 기자 cance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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