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슨] 빠른 스피드, 김감독 '탁월한 선택'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4시 59분
당시 현대의 선택을 놓고 다른 구단의 공통된 반응은 한마디로 `뜻밖'이었다.
우선 최고경력이 더블A가 고작일 정도로 실력이 미지수이고, 참가 용병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적은 것도 미심쩍은 부분이었다.
하지만 선수 보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재박감독은 서슴없이 피어슨을 찍었다.
판단기준은 둘.
1m90, 113㎏의 큰 체격에 비해 몸이 부드럽다는 점과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작다는 것이었다.
국내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선 미국내 경력이나 성적 등 다른 조건은 그 다음이라는 것이 김감독의 생각이었다.
피어슨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지 20일이 넘었다.
현대는 그동안 두차례의 청백전을 치러 선수들의 전지훈련 성과를 중간점검했다.
투수들은 대부분 정상 컨디션에 접근했지만 타자들은 이제 감을 잡아가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단 한명, 피어슨만은 자유자재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해 신인왕 김수경이 예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깨끗한 우전안타.
커브에서는 단연 팀내 최고인 최원호가 한껏 팔목을 비틀었지만 이번엔 좌전안타.
두차례 경기에서 피어슨의 성적은 6타수 4안타（0.667）.
지난해 더블A인 캘거리에서 2할9푼1리, 7홈런을 기록한 피어슨은 자신을 중거리 타자라고 소개한다.
요즘 훈련뒤 밤시간엔 구단에서 마련해준 국내 투수들의 비디오를 보느라 여념이 없는 피어슨은 "정면승부보단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것 같다"며 "하지만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덤빌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감독도 "내가 올시즌 추구하는 공격야구를 실현시켜줄 선수"라고 피어슨을 추켜세웠다.
[브래든턴 (미 플로리다주)=국제전화,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