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4년연속 주장 '믿음직한 리더'
기사입력 1999년 01월 24일 15시 23분
믿음직한 리더.
현대가 한국시리즈 2연패로 가는데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현대 코칭스태프는 올해 주장선임을 놓고 최근 한참동안 고민에 빠졌었다.
지난해 주장 김경기(31)는 이미 3년째 팀을 통솔해 또다시 부담을 안기는 것이 여간 미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김경기'로 모아졌다.
김경기 자신도 올해는 어깨위의 견장을 훌훌 떼어버리고 개인성적 올리기에 힘쓸 생각을 했지만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김경기는 오래전부터 `인천야구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아버지 김진영씨(전 삼미,롯데감독)의 후광을 업은 덕도 있지만 인천고 시절부터 그의 호쾌한 방망이는 인천의 자부심이었다.
후덕한 성품에 강한 리더십.
한국시리즈 우승이후 자칫 풀어지기 쉬운 팀워크를 추스리기 위해서는 확실한 구심점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로 프로 10년째를 맞는 김경기는 그라운드안에서 맹수같이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 타이틀은 물론이고 아직 3할타율이나 홈런 25개 이상을 때려낸 적도 없다.
지난 94년 홈런 23개에 70타점이 최고 성적.
김경기는 올해도 목표를 밝히기 꺼려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않더라도 팀에 꼭 필요한 선수, 그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경기는 연봉계약에서도 지난해 8천500만원에서 2천만원 오른 1억500만원에 도장을 꾹 찍었다.
김경기에게 4년째 주장을 맡긴 현대 김재박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경기가 팀을 이끌면 내가 신경쓸 부분이 반이상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감독의 말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