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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군인에게는 상금보다 휴가다."
여러 선수가 잘했지만, 단연 돋보인 건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던 한국전력 서브에 상무 리시브가 흔들리지 않았고, 안정적으로 배달된 공은 황택의의 손을 떠나 변화무쌍하게 이곳저곳으로 올라갔다. 임재영, 홍동선, 최은석 3명의 선수는 황택의에 현란한 토스에 신이 났는지 정신없이 공을 때렸고, 그 공은 한국전력 코트에 내리 꽂혔다.
패장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우리 서브가 약했다. 그러니 황택의라는 좋은 세터가 편하게 토스를 할 수 있었다"고 패인을 짚었다. 승장 박삼용 감독 역시 "리시브가 버텼다. 그러니 황택의로부터 기회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누가 봐도 거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강력하고 정확한 서브는 보너스였다.
황택의는 "군인 신분은로 팬분들 앞에서 경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오랜만에 팬들 앞에서 경기하고, 승리도 했다. 내가 배구를 하면서 가장 기쁜 날 중 하루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력상 열세로 보였지만 경기를 뒤집어버린 것에 대해 황택의는 "스포츠니 전력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우리는 이기려 들어왔다. 준비한 것만 열심히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경기는 황택의와 V리그에 새롭게 합류한 일본인 세터 야마토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황택의의 판정승. 하지만 그는 "야마토는 일본 세터답게 확실히 볼 나가는 게 빠르더라. 정점히 분명 있는 선수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상대는 외국인 선수가 있으니 토스가 쏠린다. 우리는 소총부대다. 다같이 때려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다같이 터져줘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동료 임재영이 "경기대장님께서 휴가를 주실 때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자 의젓하던 황택의 역시 "군인에게는 상금보다 휴가"라고 맞장구를 쳤다. 물론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목표는 높게 잡는 게 좋다. 우리 목표는 우승"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통영=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