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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년 내내 경기 한 번 못 뛰는 선수들이 많다." vs "1년 최소 10억원이 더 들어간다."
2군 리그다. 프로 스포츠는 2군리그를 통해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는다. 그래야 1군에서 선수가 필요할 때, 원활하게 선수가 공급될 수 있다. 선수는 어디서든 시합을 뛰어야 선수다. 훈련만 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프로 선수로서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다.
다만, 배구는 주전과 백업 간 간극을 좁히기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니 웬만해서는 주전이 잘 바뀌지 않고, 2군 리그를 운영한다고 해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돈을 쓰는 구단 입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는데, 왜 무리하게 2군을 운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2016년 처음 2군 얘기가 나왔지만 예산, 시설, 선수 부족 등으로 흐지부지 됐다. 2군과 함께 논의되던 아시아쿼터제는 지난 시즌 성공적으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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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리그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모든 패널이 긍정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현장 대표로 나온 김 감독은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수 있지만, 문제만 생각하면 절대 못할 일이다. 시즌 들어가면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 1년 내내 한 경기도 못 뛰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훈련을 통해서 선수를 발굴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투입하면 잘하는 선수들이 나온다. 포지션별 선수도 발굴할 수 있다. 저변 확대를 위해 2군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단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변 사무국장도 "큰 틀에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단의 현실적 제약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변 국장은 "야구 등 다른 종목이 하니 너무 이상적으로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이 1억5000만원이다. 배구는 남자 2억2000만원, 여자 1억5000만원이다. 국제 경쟁력, 인기 등을 감안하면 임금 비율이 너무 높다. 전 구단 인건비가 50% 이상으로 과도하다. 여기에 2군까지 운영을 한다는 건 엄청난 비용 추가 요소"라고 현실적 한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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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국장은 이어 "선수 연봉, 지도자와 트레이너 수급, 경기를 위한 운영 비용까지 1년 최소 10억원 정도가 더 들어간다. 구단이 무조건 돈을 쓰는 집단으로 인식되는 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이에 현장에서는 "우승만을 바라보는 구단들이 선수들 몸값을 스스로 지나치게 높인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참가자들은 중간 타협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헌우 경기운영팀장은 "미국프로농구(NBA)도 모든 팀이 2군을 운영하지 않는다. 할 팀만 한다. 우리도 앞서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이끌어나가면 된다"며 "당장 2군 참가 의사가 있는 팀들 위주의 리그 운영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변 국장은 "입단 3~4년차 이내 선수들을 연합팀으로 구성해 시즌 중에도 실전 경험을 쌓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세호 교수는 "실업팀들과의 연계도 좋은 방안이다. 배구 전체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춘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