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감독의 신년 계획 "4월 한국行, 올림픽 대비 철저히 하겠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1-01-01 07:00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끄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새해를 맞아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현재 이탈리아리그에서 소속팀 이고르 고르곤졸라 노바라를 이끌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11월 코로나19 양성 의심 판정을 받았다가 최종 음성 진단이 내려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왕래가 자유롭지 않고, 국제대회도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과 대표팀 구상에 여념이 없는 라바리니 감독은 "V리그 경기도 시간이 날 때마다 챙겨보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다음은 라바리니 감독의 일문일답.

-지난 11월초 코로나19 초기 양성 의심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를 했다. 현재 몸 상태는?

정확히 말하자면 검사실의 판독불가 오류로 인해 재검사를 받기까지 이틀정도 자가격리 했고, 이어진 재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건강하다.

-초기 양성 의심 판정을 받았을 때 많은 팬들이 걱정했다. 김연경과도 연락을 주고받은 걸로 알고 있다.

팬들이 걱정해줘서 고맙다. 김연경과는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그녀를 통해서 다른 선수들의 안부도 전해 들었다.


-이탈리아 코로나19 현지 상황은 어떤가

여전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기에 코로나19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여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혼자 살고있는 집과 팀 체육관만 왕복하고 있으며, 구단 스탭들과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만나고 있지 않다.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만난지도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이번에 노바라로 팀을 옮겼다. 노바라 현재 성적은 어떤가.

이번 시즌 우리 팀은 지난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우승팀인 이모코에 이어 이탈리아 리그 2위를 하며 좋은 경기력으로 전반기를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리그의 팀들은 모두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경기력을 언제든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V리그는 챙겨봤나? 눈에 띄는 선수는 있는지?

시간이 날 때마다 V리그 경기는 챙겨보고 있다. 협회와 구단들의 협조 덕분에 모든 경기를 볼 수 있는데, 가끔 노바라 스탭들과도 경기 영상을 같이 보며 그들이 잘 모르는 한국 배구의 스타일과 선수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V리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이 특정 선수를 언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표팀에서 같이 맞춰봤던 선수들뿐 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강성형 코치가 현장에서 선수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으며, 다른 지도자들도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다.

-한국배구대표팀 감독에 부임한지 어느덧 많은 시간이 지났다. 부임 전과 후를 비교해본다면 한국배구는 얼마나 달라졌나. 성과를 이야기해본다면.

블로킹 시스템의 중요성을 전보다 조금 더 높였다. 또한 아포짓의 역할과 사이드아웃 공격 상황에서 미들블로커의 역할도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한국팀에게 있어서 더 보완해야 될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미들블로커의 공격, 후위 공격, 아포짓의 공격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언론에서 올림픽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나는 낙관주의자이며,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모범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은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년 VNL과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 계획을 세우며 협회와는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한국에 있는 강성형 코치가 모든 경기에 대해 리포팅을 하며 꾸준히 내년 훈련과 대회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표팀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2019년 대표팀에 들어오지 않았던 선수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많은 변수가 생겼다. 어떻게 생각하나.

올림픽 연기는 많은 것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먼저, 작년 한 해 대표팀을 이끌며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부분들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과 올림픽 직전의 대표팀 소집 훈련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또 시간이 지났기에 기량이 더 발전한 선수들도 있을테고 부진한 선수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에 올림픽이 연기되지 않았더라면, 대표팀에 들어왔던 선수들 이외의 선수들에 대해선 크게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1년 연기된 현재로써는 모든 한국 선수들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기존의 선수들을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고 또 새로운 선수들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 이외에는 올림픽 연기로 인한 장점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단점으로는 한국 대표팀의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1년 연기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또한 2020년에 대표팀 소집을 하지 못 했기 때문에 2019년 한 해 동안 맞춰온 대표팀의 호흡을 연속적으로 이어가지 못 했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1년 동안 대표팀 훈련이 없었지만 한국 선수들 특유의 강한 정신력이라면 내년 대표팀 소집 시 금방 적응할 것이라고 믿는다.

-김연경이 해외리그를 마치고 왔다. 올 시즌도 V-리그를 점령하고 있는데 그의 활약상을 봤는지. 보면서 느낀 점은?

김연경은 선수로서의 의지가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대표팀에서도 활약할 김연경을 기대하며 기분 좋게 그녀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대부분 30대 중반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나이가 들면 실력이 급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쌓이는 경험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의 미래를 생각해 현재 30대 중반인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 이후에 대표팀을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야 한다. 또한 올림픽은 짧은 기간동안 중요한 경기를 계속해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올림픽 같이 중요한 경기는 경험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올림픽은 12명의 선수가 출전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선수와 젊은 선수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선수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모든 한국 선수들은 자신의 나라를 대표해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현재는 소속팀에서 기량을 발전시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추후 대표팀에서도 보여줄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자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쿄올림픽 이전 VNL이 열린다. VNL 운영 방안은?

내년 VNL은 올림픽을 위한 최적의 준비 기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올림픽에 선발될 가능성이 높은 주전 선수들과 더불어 조금 더 파악이 필요한 몇몇 선수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확실한 것은 VNL은 올림픽 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VNL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를 올림픽에 선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에 들어온다면 언제 들어올 예정인가?

노바라의 일정이 끝나는 대로 바로 한국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는 4월 말경 입국을 예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의 목표를 말한다면?

올림픽 참가팀은 모두가 강하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한 단계, 한 단계 집중해서 나아가야 한다. 8강에 올라가기만 한다면 그 이후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조별예선 일정이 만만치 않다. 첫 경기부터 브라질과 만난다.

첫 경기부터 세계적인 강팀을 만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하지만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올림픽 참가팀은 모두가 강하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좋은 정신력을 바탕으로 강한 서브와 수비가 강점이며 윙 스파이커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를 하는 팀이다. 지난 해 블로킹에서 발전한 것처럼 앞으로도 블로킹에서 큰 성장이 있길 기대하고 있으며,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의 공격점유율이 좀 더 높아지면 한국만의 배구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모든 팀과 붙어볼 만한 강한 팀이 되어 있을 것이다. 8강에 진출하고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케냐를 반드시 이기고 브라질, 세르비아와 좋은 경기를 한다면 일본, 도미니카와 함께 8강 진출을 두고 겨루게 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대회가 없었다. 다른 나라 대표팀 정보 수집은 어떻게 하고 있나?

운이 좋게도 세계적인 선수들의 대부분이 유럽, 특히 이탈리아와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내가 직접 보고 있으며, 바키프방크 소속인 세자르 코치는 터키 리그의 선수들을 직접 보고 있다. 브라질 선수들은 영상으로 경기를 보고 있으며, 이전 소속팀에서 같이 생활했었던 스탭들과도 브라질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도미니카의 몇몇의 주전 선수들이 브라질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몇몇 케냐의 선수들은 프랑스리그에서 뛰고 있는데 프랑스 리그에도 지인이 있어 연락을 하고 있다. 일본 선수들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기가 조금 어렵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충분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하고 있다.

-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모든 한국 팬들이 2021년에는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하길 바란다. 먼저,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함께할 수 있도록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길 바란다. 또한, 올림픽에서 활약한 우리 대표팀을 향해 보내는 응원으로 기억될 2021년이 되길 바란다. 한국 대표팀이 매우 그립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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