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위해 기로에 선 KOVO, 묘안은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2-21 18:01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만원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배구올스타를 즐기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리그 강행이냐, 리그 중단이냐.

한국배구연맹(KOVO)이 기로에 섰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대의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중단했을 때 리그가 받을 타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KOVO를 깊은 고민 속으로 몰아넣는 건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일정 때문이다. 이달 초 국제배구연맹(FIVB) 경기력위원회는 10월 올림픽 지역 예선 개최를 추진하던 아시아배구연맹(AVC)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내년 1월 둘째 주에 열기로 확정지었다.

사실 KOVO의 고민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다. 한국 남녀배구가 8월 열릴 대륙간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남자대표팀은 세계랭킹 2위 미국을 비롯해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한 조에 묶여 1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남자배구보다 올림픽행 가능성이 높은 여자배구도 러시아,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세계 5위인 러시아의 벽을 넘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륙별 지역예선보다는 두 번째 기회인 대륙별 지역 예선에서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것이 그나마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 대표팀 소집 규정상 40일과 대회기간 7일을 합쳐 최대 47일까지 선수들을 차출할 수 있다.

1월에 대회가 열리는 건 KOVO 입장에선 이래도 저래도 딜레마다. 우선 리그 강행을 했을 경우 형평성 논란에 빠질 수 있다. 1월 둘째 주는 6라운드로 치러지는 V리그가 4라운드를 진행되는 시점이다. 본격적인 순위싸움의 테이프를 끊게 된다. 헌데 핵심자원 없이, 그것도 한 팀에서 주전이 몇 명이나 차출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리그가 진행된다는 건 구단들의 입장에선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 다른 논란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기 하락이다. 국제대회 호성적이란 명분으로 인해 스타 없이 리그를 운영할 경우 수준 높은 경기력을 원하는 관중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리그의 문을 임시적으로 걸어 잠그자니 일정부터 꼬이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리그 중단을 결정할 경우 결국 개막일을 앞당길 수밖에 없는데 한창 야구시즌과 겹쳐 방송중계가 되기 힘든 구조다.

대한민국배구협회도 이 부분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 대표팀 스케줄만 생각할 수 없다. 국내리그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협회 경기력향상위원들과 KOVO 관계자가 빠른 시일 내에 만나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절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묘안은 한 가지다. 대표팀 소집기간을 줄이면서 리그를 강행하는 것이다. 1월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최고조로 올라와 있을 때다. 소집의 의미는 체력과 조직력 향상인데 선수들의 몸 상태를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조직력도 5월 말부터 펼쳐질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를 통해 다질 수 있다. 충분히 소집기간을 줄여 변수가 많은 리그 중단도 막을 수 있다.

KOVO와 협회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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