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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클래스 유광우, 자존심 내려놓자 '제2의 배구인생'이 열리고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9-14 05:59




유광우(33·우리카드)는 V리그 톱 클래스 세터다. V리그 세터상만 세 차례(2012년, 2013년, 2014년)나 수상한 베테랑. 2015년에는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치용 전 감독이 이끌던 '무적' 삼성화재의 주전 세터였다. 세월이 흘러 지난 시즌 우리카드로 둥지를 옮기긴 했지만 그의 기량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감독을 만난 뒤 유광우의 배구 인생은 달라지고 있다. 명세터 출신 신 감독의 해법이 제시하는 지도 속에 유광우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자존심을 내려놓자 '제2의 배구인생'이 열리고 있다. 유광우는 "10년 넘게 해왔던 패턴을 바꾸려다 보니 변화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단계를 밟으려고 한다. 감독님의 주문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욕심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광우는 신 감독으로부터 세터 기본기를 다시 배우고 있다. 유광우는 "폼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공의 궤적이나 스피드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의 주문도 있었다. 생각만큼 쉽지 않다. 경기와 훈련 때 리듬과 템포가 다르다. 버벅대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계속 나아질 것이다. 동료들을 믿어가면서 자신 있게 하면 훈련만큼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부감은 없었을까. 유광우도 프로 10년차 어엿한 베테랑이다. 무엇보다 10년간 해온 습관을 바꾼다는 건 자신의 배구인생에 있어 큰 모험이다. 실패할 경우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유광우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다. 감독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셨고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걸 느꼈다.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예전에 누구라는 생각을 버리고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머릿 속에서 그려지는 걸 현실로 보여주시니 선수로서 믿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을 올리기 전 스텝, 손 위치. 세터의 템포 등 해답을 알려주신다"며 "신 감독님은 리듬을 중요시한다. 스텝부터 공을 뿌릴 때 손 모양도 다시 배웠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고 내가 어렸을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면서 업그레이드 된다는 걸 알았다"고 강조했다.

'동갑내기' 아가메즈와의 호흡은 정규리그 판도를 좌우할 열쇠다. 유광우는 "아가메즈는 공격적인 선수이지만 수비력도 좋다. 웬만한 레프트보다 기본기가 좋다. 다른 외국인 공격수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와 세터가 맞춘다는 건 영광이다. 아가메즈는 세계적인 커리어를 가졌다"면서 "동갑내기다. 서로 의지해가면서 힘든 것을 이겨나가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배구인생을 건 유광우의 과감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제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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