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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선수들이 만듭니다."
때로는 경기 중 선수들을 호되게 혼내는 장면으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감독은 훈련과 경기에서 선수들과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신생팀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한가지, 팀에 핵심이 돼야 할 외국인 선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 어느 프로스포츠나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다만, 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선수들이 에이스 대우를 받다 보니 경기 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그동안 문제 없이 외국인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냈다.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 이후 기업은행은 높은 순번에서 외국인 선수를 뽑지 못했다. 2015년 리즈 맥마혼을 5순위로 영입했다. 시즌 초반 맥마혼의 부진으로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맥마혼은 보란 듯이 반등에 성공했다. 강한 체력 훈련을 견뎌내며, 환골탈태했다. 맥마혼은 2015~2016시즌 727득점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다음 시즌에는 꼴찌인 6순위로 메디를 데려왔다. 비교적 단신이라는 약점이 있었으나, 메디는 첫 시즌 득점 4위(742득점)를 기록했고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2017~2018시즌에는 852득점으로 2위에 올랐다.
무작정 강훈련을 시키는 건 아니다. 이 감독은 2016~2017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뒤 훈련 강도를 다소 낮췄다. 지난해 FA 자격을 취득한 박정아가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하면서 전력이 약해졌지만, 이번에도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팀의 면모는 여전했다.
기업은행은 다음 시즌 새 외국인 선수 어도라 어나이와 함께 한다. 어나이 역시 6순위로 가장 늦게 뽑힌 선수다. 하지만 레프트 어나이는 유타대학교 시절 3년 연속 500득점을 넘길 정도로 공격력이 좋다. 지난해 미국 대학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업은행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어나이의 성적이 절대적이다. 이 감독은 "해외리그에서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어서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아직 굥기 때문에, 잘 훈련시켜야 한다"고 했다.
다시 한 번 이 감독의 지도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