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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희(38)와 정대영(37). 둘의 평균연령은 37.5세다.
센터 정대영은 19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서 한국을 3위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이효희보다 1년 늦은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하며 실업 무대에 데뷔했다. 정대영은 일찍 빛을 봤다. 2007년 GS칼텍스로 둥지를 옮긴 정대영은 2007~2008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대표팀에서도 펄펄 날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한국을 36년만에 4강으로 견인했다. 당시 정대영은 팀의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정대영은 이효희와 같은 시기 FA로 풀렸고, 함께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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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도 있었다. 때는 2016~2017시즌. 외국인선수 '왕따 논란'의 주동자로 이효희 정대영이 거론됐다. 두 베테랑은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여론은 등을 돌렸다. 성적도 바닥을 쳤다. 도로공사는 여자부 최하위인 6위였다.
올 시즌에도 도로공사를, 또 두 베테랑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아직도 이효희야? 또 정대영이야?' 바깥의 시선이었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었다. 온 몸의 부상에 고통스러워도, 노쇠한 육신 때문에 회복이 더뎌도 내색하지 않았다. 이효희는 올 시즌 정규리그 29경기, 정대영은 30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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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노을이 가장 붉게 타오르듯, 두 베테랑은 혼신을 다 했다. 정대영은 거침없이 속공을 때려 넣었다. 여자부 속공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동공격, 시간차 부문에서도 각각 6위, 9위에 올랐다. 센터의 꽃, 블로킹 부문에서도 정대영은 5위를 기록했다. 비록 전성기엔 조금 못 미치지만, 37세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의 활약이었다.
정대영이 날아오르는 전위, 그 뒤엔 이효희가 있었다. 세월의 흐름 탓에 풋워크 스피드는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시야는 넓어졌고, 판단의 속도는 빨라졌다. 노련미다. 이효희는 올 시즌 정규리그 세트당 평균 10.070개의 세트를 성공, 이다영(현대건설·세트당 11.491개)에 이어 세트 부문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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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