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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2라운드에서도 1강-4중-2약 구도가 뚜렷했다. 대한항공이 1위를 수성한 가운데 네 팀이 그룹을 형성, 각축을 벌였다. 이 중 현대캐피탈이 2위로 앞서있었다. 1라운드까지 5위였던 한국전력이 저력을 발휘해 3위로 올랐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쓴 잔을 마셨던 우리카드는 외국인선수 파다르의 활약 속에 4위를 기록했다. '명가' 삼성은 5위로 자존심을 구겼지만 당시 선두권과 승점 차가 크지 않았다. KB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은 각각 6위, 7위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이후 한 바퀴를 더 돌아 3라운드까지 치렀다. 지난 1, 2라운드와는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더욱 세분화됐다. 26일 기준으로 현대캐피탈이 승점 38점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2라운드까지 유지되던 4중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는 상위권과 승점 격차가 벌어지면서 중위권에 자리매김하는 형국이다.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삼성화재의 행보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던 삼성화재. 주포 박철우가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며 반전 드라마를 쓸 것으로 보였다. 실제 박철우는 그간 공백이 무색할 만큼 준수한 활약을 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최근 리그 4연패 속에 좀처럼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칫 부진이 길어지면 하위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환점을 돈 V리그 남자부의 포인트는 역시 상위권 경쟁이다. 관건은 컨디션 관리와 체력 안배다.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접전이 이어지며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하다. 주포 한 명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춘 팀이 상승세를 탈 공산이 크다.
현대캐피탈이 좋은 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신영석-톤으로 구성된 삼각편대를 구축해 다채로운 공격을 구사한다.
한국전력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선수 바로티가 주 득점원이지만 전광인이 당당히 또 다른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서재덕 전진용도 언제든지 득점포를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고, 센터 윤봉우도 고비마다 한방씩 해주며 팀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