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외국인 잔혹사 끊을까... '기쁘다' 모하메드 오셨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12-25 18:37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모하메드가 공격하고 있다. 사진제공=OK저축은행 배구단

8연패.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에 낯선 단어였다. 2013년 태동한 OK저축은행은 창단 2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서며 V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기세를 올린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신흥강호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전혀 딴 판이다. 부상으로 주축선수 일부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를 둘러싼 잡음이 컸다. OK저축은행은 5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쿠바 국가대표 출신 쿠페다를 선발했다. 그러나 쿠페다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아예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급히 새 외국인 선수 영입에 나섰다. 희망 포지션은 라이트 공격수였다. 그러나 마땅한 자원이 없었다. 결국 레프트 공격수인 마르코를 뽑았다. 시즌 구상이 어긋났다. OK저축은행은 송희채를 라이트로 돌리는 등 변화를 줬지만, 갑작스런 상황 변화 속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마르코가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단을 내렸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선언했다. OK저축은행은 마르코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모로코 출신의 라이트 공격수 모하메드를 품에 안았다.

시즌 중반 영입한 새 외국인 선수. 첫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모하메드는 앞선 3경기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샀다. 그 사이 OK저축은행은 팀 최다 타이인 8연패 늪에 빠졌다. OK저축은행은 V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3~2014시즌 8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 벼랑 끝에는 모하메드가 있었다.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소속팀 OK저축은행에 단비를 뿌렸다. 모하메드는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 선발 출격했다.

1세트에만 4득점을 기록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모하메드는 2~4세트 내내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은 1~2세트, 삼성화재는 3~4세트를 챙기며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승부는 5세트로 이어졌다.

중요한 순간. 모하메드가 한층 매서운 손끝을 자랑했다. 모하메드는 3-2로 앞선 5세트 초반 2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6-17로 밀리던 5세트 막판에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귀중한 후위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이날 혼자 30점(공격 성공률 46%)을 쓸어 담으며 세트스코어 3대2(25-18, 25-20, 20-25, 22-25, 19-17)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후 김세진 감독은 "모하메드가 잘해줬다"며 "블로킹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선수들과 잘 어울리려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가 계속 바뀌었는데, 모하메드가 그 공백을 메워주길 바란다. 앞으로 더욱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낸 OK저축은행은 오는 29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한편, 뒤이어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2(23-25, 25-15, 25-21, 21-25, 15-6)로 제압했다. 새 외국인 선수 헐리가 37득점(공격 성공률 46.37%)을 책임지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5일)

남자부

OK저축은행(4승14패) 3-2 삼성화재(7승11패)

여자부

도로공사(4승11패) 3-2 KGC인삼공사(7승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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