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중요해진 토종 에이스 활약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11-16 20:53


한국전력 전광인(왼쪽)과 우리카드 최홍석.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달라져 있어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올 시즌 순위 싸움이 그 어느 때부터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2라운드가 진행중인 16일 현재 2위 한국전력을 필두로 삼성화재(이상 승점 14점), 우리카드(승점 13점), 현대캐피탈(승점 12점)까지 촘촘하게 맞물려 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예견됐던 일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손봤다. 지난 시즌 한국 무대를 누빈 시몬(OK저축은행) 오레올(현대캐피탈) 그로저(삼성화재)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비교해 외국인 선수의 실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감독들은 한 입 모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선수 활약 여부가 성적에 직결되고 있다.

김학민(33) 곽승석(28) 신영수(34)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와 관계 없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국전력 역시 '에이스' 전광인(25)을 앞세워 승점을 쌓고 있다. 한동안 부상에 시달리던 전광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부활을 선언했다. '건강한' 전광인은 시즌 전 펼쳐진 2016년 청주·KOVO컵에서 한국전력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리그에서의 활약도 빛난다. 전광인은 리그 8경기에서 161점을 몰아치며 공격에 앞장서고 있다. 덕분에 한국전력은 5승3패(승점 14점)를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꼴찌 우리카드도 확 달라졌다. 2015~2016시즌 7승29패(승점 21점)에 그쳤던 우리카드는 올해 8경기에서 벌써 4승(4패)을 거두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 중심에는 주포 최홍석(28)이 있다. 최홍석은 8경기에서 136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치른 삼성화재전에서는 2012년 1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트리플크라운(후위 공격, 서브, 블로킹 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덕분에 우리카드는 창단 후 처음으로 삼성화재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은 토종 에이스의 부재가 뼈아프다. 송명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빈자리는 컸다. OK저축은행은 8경기에서 승점 6점(2승6패)을 쌓는데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국내 선수 활약에 웃고 우는 판도. 초반부터 뜨거운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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