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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달라져 있어요."
예견됐던 일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손봤다. 지난 시즌 한국 무대를 누빈 시몬(OK저축은행) 오레올(현대캐피탈) 그로저(삼성화재)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비교해 외국인 선수의 실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감독들은 한 입 모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선수 활약 여부가 성적에 직결되고 있다.
김학민(33) 곽승석(28) 신영수(34)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와 관계 없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 꼴찌 우리카드도 확 달라졌다. 2015~2016시즌 7승29패(승점 21점)에 그쳤던 우리카드는 올해 8경기에서 벌써 4승(4패)을 거두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 중심에는 주포 최홍석(28)이 있다. 최홍석은 8경기에서 136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치른 삼성화재전에서는 2012년 1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트리플크라운(후위 공격, 서브, 블로킹 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덕분에 우리카드는 창단 후 처음으로 삼성화재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은 토종 에이스의 부재가 뼈아프다. 송명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빈자리는 컸다. OK저축은행은 8경기에서 승점 6점(2승6패)을 쌓는데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국내 선수 활약에 웃고 우는 판도. 초반부터 뜨거운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