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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25·울산 현대)은 자타공인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다.
경기 전만 해도 윤정환 울산 감독은 코바를 두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요즘 코바가 잘 해주질 못하고 있네요." 코바는 올 시즌 두 경기 내내 침묵했다.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특유의 한 박자 빠른 패스와 돌파력을 앞세워 고군분투 했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팀 부진에 묻혔다. 올 시즌 '명가부활'을 선언하면서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던 울산이었기에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공격의 한 축인 코바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였다. 윤 감독의 작심토로는 지난 두 경기 부진을 떨치기 위해 반드시 활약이 필요한 제자를 향한 채찍이었다.
윤 감독의 채찍에 코바는 '골'로 화답했다. 전반 23분 마스다가 오른쪽 측면에서 높게 올려준 볼을 전남 골키퍼 이호승과 수비수 두 명이 뒤엉키며 놓친 사이 문전 왼쪽에 서 있던 코바가 감아찬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울산이 올 시즌 3경기 만에 얻은 팀 첫 득점이었다. 1-1 동점이던 후반 23분에는 한상운이 센터서클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수비수와 경합하면서 놓치지 않고 문전 왼쪽에서 왼발슛으로 마무리 하면서 결승포를 터뜨렸다. 코바는 결승골을 터뜨린 뒤 무릎을 꿇은 채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면서 포효했다. 득점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활발한 움직임 등 그동안 윤 감독이 주문했던 부분을 100% 소화하면서 찬사를 받았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