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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 전 야심차게 V리그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단행했다.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 제도로 뽑은 것은 2005년 프로 태동 이후 처음이다. 처음 도입된 선발 제도인 만큼 부작용을 고려해 우선 여자부만 적용시키기로 했다. 남자부는 2016~2017시즌부터 외인 선발 방법을 변경하기로 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몸값이 낮아진 만큼 배구 수준도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트라이아웃으로 프로가 된 6명의 선수들은 대학생 출신이다. 완숙된 기량보다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보유한 선수가 드물다는 것이 여자부 6개 팀 사령탑의 평가였다.
2015~2016시즌 V리그의 뚜껑은 10일 열렸다. 여자부 경기는 15일 '장충 시대'를 연 GS칼텍스-현대건설전까지 4경기가 펼쳐졌다. 트라이아웃에 대한 효과는 분명 보였다. 외국인 공격수의 이름 값이 떨어지다보니 '몰빵 배구'는 보이지 않았다. KGC인삼공사의 외인 헤일리가 14일 흥국생명전에서 59%의 공격 점유율을 보인 것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 대부분 30% 점유율이 나타났다. 15일 GS칼텍스의 캣벨은 23.0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국내 선수가 돋보였다. 이재영(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 등 국내 공격수들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플레이를 펼쳤다.
또 다른 우려는 국내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이었다. 경험에서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V리그 여자부 외국인 공격수들은 경험 부족이 확연히 눈에 띄였다. 동료들이 부진할 때 심리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도 이같은 문제점을 꼬집었다. 현대건설에 먼저 2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3세트를 잃어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역전패한 이 감독은 "트라이아웃은 아쉬움이 많다. 여건때문에 실시했지만, 팬들을 위한 박진감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삼공사도 흥국생명에 3대1로 이겼어야 하는 경기다. 5세트 경기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경험이 부족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소영 표승주가 흔들릴 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도 "올해는 풀세트 경기가 많을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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