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거포' 신영수, 김학민 군입대 공백 지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7-21 17:42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현역 은퇴를 선언한 석진욱의 공백 메우기다. 신 감독은 21일 대한항공과의 컵대회가 열리기 전 "(석)진욱이는 지난시즌에 있어도 불안했다"며 웃었지만, 석진욱만큼 해줄 대체자가 보이지 않았다. 신 감독은 고육지책도 써봤다. 비시즌 때 잠시 드림식스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리베로 이강주를 레프트 공격수로 활용해보기도 했다.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신 감독은 "대표팀 감독 시절 이강주를 레프트 공격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그 때 기억을 되살려 훈련을 시켜봤는데 체력에 문제가 생겨 몸이 망가지더라"며 아쉬워했다. 이젠 정상적인 레프트 공격수를 믿는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 석진욱' 후보로는 고준용과 김정훈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신 감독은 고준용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고준용은 잘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담력이 약하다. 실수를 해도 담담하게 하면 되는데 기복이 심하다. 잘할 때는 대표감인데 못할 때는 선수가 맞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신 감독은 고준영에게 명상교육도 시키며 심리적인 부분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도 신 감독과 같은 처지다. 주포 김학민이 지난시즌이 끝난 뒤 팀 우승을 위해 미루고 미루던 군입대를 했다. 김 감독은 "학민이는 공격적이고 팀 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전력에서 빠진 것은 분명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영수가 김학민이의 공백을 잘 메울 것이다. 둘이 큰 차이는 없다. 신영수는 김학민보다 블로킹이 좋다"고 말했다.

뚜껑이 열렸다. 두 감독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이날 석진욱과 김학민의 공백을 메워야 할 고준용과 신영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화재의 고준용은 팀 내 최다 득점(16득점)을 올리긴 했다. 공격 성공률도 61.54%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비마다 범실이 이어졌다. 신 감독의 설명처럼 플레이가 들쑥날쑥했다.

반면, 대항항공의 신영수는 매 세트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총 27득점을 올린 신영수의 공격 성공률은 58.70%에 달했다. 무엇보다 신영수는 약점도 많이 보완한 듯 보였다. 신영수는 서브 리시브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양대 시절 수비 부담이 없는 라이트 공격수로 뛰다보니 수비 경험이 부족했다. 프로선수가 된 뒤에는 레프트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선수들이 라이트 공격을 전담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상대 선수들에게 서브 타깃이 됐다. 무엇보다 '새가슴'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수가 잦았다. 이날은 신영수의 군 전역 후 복귀전이었다. 부담감때문이었을까. 범실을 9개나 했다. 그러나 승부처마다 터뜨린 강타는 코트에 내리꽂혔다. 신영수는 "'김학민의 몫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곤 한다. 부담을 갖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컵대회 개막전에선 LIG손해보험과 현대건설이 첫 승을 따냈다. LIG손보는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진땀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GS칼텍스에 1세트를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 역전승을 일궈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3년 프로배구 컵대회 전적(21일)

대한항공(1승) 3-1 삼성화재(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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