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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이하 LIG)이 올해도 들러리로 전락하는 걸까.
올스타 휴식기 직전 LIG는 2위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휴식기 이후 시작된 4라운드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꼴찌' KEPCO에게 풀세트 접전끝에 겨우 이긴 게 전부다. 나머지 팀들과의 경기는 모두 패하면서 1승4패. 순위도 곤두박질 쳤다. 10승10패, 승점 31점으로 4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3위 대한항공(11승9패, 승점 34점)과의 승점차가 크지 않아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최근 보여준 경기력을 감안하면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구단 프런트는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역대 외국인 선수중 최고로 손꼽히는 까메호(26·쿠바)를 공들여 데려왔다. 레프트인 까메호는 세터 출신의 공격수로 수비력까지 인정받았다. 토종 최고 공격수인 김요한과 '베테랑' 이경수가 든든하기 때문에 우승에 욕심을 냈다. 그러나 조화를 이뤄내는데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세터 이효동과 공격수들의 호흡이다. 이효동의 토스워크가 들쑥날쑥하고, 이는 곧 공격력과 직결됐다. 까메호가 평가와 달리 국내 무대에서 위력적이지 못한 것도 이효동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서다.
이 감독은 세터 출신이다. 시즌 중반을 넘어서까지도 이효동이 자리를 못 잡는 부분에 대해 이 감독도 자유로울 수 없다.
LIG는 프로배구 출범 이후 단 한차례도 플레이오프에 나가보지 못했다. 올해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공격의 주축인 김요한이 올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거액을 들여 데려온 까메호를 다시 붙잡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아직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기회가 있는만큼 선수단 전체가 절실함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 시기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