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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선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 승자인 대한항공이 맞붙었다.
출발은 늦었지만
삼성화재 유광우는 뒤늦게 두각을 나타냈다. 인천 송천초교 5년 때 배구를 시작해 인창중 2년 때 세터를 맡았다. 인창고 때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인하대 시절 김요한, 임시형과 함께 팀을 전관왕으로 이끌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7년 드래프트때 삼성 유니폼을 입은 유광우는 차세대 세터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입단과 동시에 발목인대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잘못 돼 독일까지 가서 재수술을 받았다. 게다가 삼성에는 당대 최고의 세터 최태웅이 버티고 있었다. 두 시즌을 벤치에서 허송세월하던 유광우는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2010년 말에야 주전 기회를 잡았다. 2010~2011시즌에 유광우는 주전 세터가 됐지만 팀은 예전과 같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터의 경험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 시선이 많았다. 다행히 팀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유광우는 자존심이 상했다. 칼을 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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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대한항공 한선수는 유광우와 같은 해 프로에 입단했다. 2라운드 2순위로 밀려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하지만 행운이 그를 따랐다. 현 신영철 감독이 2008~2009시즌 중반 대한항공의 세터 인스트럭터로 부임했다. 국가대표 명세터 출신인 신 감독은 선수 하나를 만들어 갔다. 당시 한선수의 토스는 거칠었다. 기복이 심했고, 안정감이 없었다. 신 감독의 지도를 받은 한선수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신 감독이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은 2009~2010시즌부터 한선수는 주전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곱상한 외모 덕에 인기도 많았다. 2010~2011시즌엔 세터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선수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해 있었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삼성화재에게 챔프전 전적 4대0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진정한 1인자는?
이들의 자존심 대결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결판나게 생겼다. 유광우는 올시즌 세터 부문 1위(12.250개)로 한선수(11.850개)를 눌렀다. 그러나 맞대결에선 한선수가 앞섰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 한선수는 12.69개로 유광우(12.23개)를 제쳤다. 팀 성적도 4승2패로 대한항공이 월등하다. 유광우는 대한항공이 챔프전에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진정한 1인자를 놓고 한선수와 대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선수 역시 삼성화재와의 챔프전을 손꼽아 기다렸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은 한선수는 "지난해 0대4로 졌다. 너무 분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자신감 있게 하나하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