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의 외로움 달래는 법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3-26 14:49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왼쪽).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어느 프로 스포츠를 막론하고 감독들은 자신만의 싸움을 한다. 외로움, 스트레스와 맞선다. '약육강식'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끊임없는 고민과 반성을 통해서다.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하종화 감독(43)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즌 초반에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사실 올 시즌 초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당황했었다"고 고백했다.

외로웠다.

2003년부터 8년여간 모교인 진주 동명고를 지휘하다 프로팀 감독이 되니 늘어난 것은 고독감이었다. 하 감독은 "프로 감독이 되니 외롭더라. 가족들과 떨어져 있고 혼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현역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다"고 했다. 이어 "학교에 있을 때는 항상 주위 지인들도 많았는데 이젠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하 감독은 현재 경기도 용인의 구단 숙소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인과 4명의 자식들은 고향 진주에 있다. 가족들이 한달에 두 차례 천안을 방문지만 같이 저녁식사도 하지 못한단다. 하 감독은 "모든 지도자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외로움보다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더 심하다. 하 감독은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가벼운 술 한잔으로 마음을 달래고 깊은 생각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단다. 하 감독은 "술 한잔하고 혼자 많이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나 구단 프런트들의 격려도 위안이 된다. 그는 "눈만 뜨면 배구에 대한 걱정만 가지고 산다. 스트레스의 차이는 사람마다 틀릴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건강을 잘 챙기라'고 하지만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두가 고생하니 두루두루 위안을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종화 감독(왼쪽)이 공을 따라가려는 선수의 팔을 잡아 말리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하 감독은 '믿음의 리더십'으로 친정팀의 '명가재건'에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자율 속에서 책임을 강조한다. 하 감독은 "다 큰 성인들이라 내가 뭐라할 수 있겠는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니 내 스타일에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또 "역대 감독들과 스타일은 틀릴지 모르겠지만, 목표는 같다. 방법론의 차이다. 어느 지도자가 좋고 나쁘다는 것을 따질 수 없다"고 전했다. 고독한 하 감독의 마이웨이는 현재진행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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