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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삼 KEPCO 감독은 지난해 10월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드림식스의 세터 송병일(29)을 우리팀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고 했다. 다른 팀에서 데리고 오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앞선 감독들은 대답을 피했다. 시즌 시작전까지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팀장을 맡았던 신 감독이 분위기를 위해 총대를 맸다. 물론 모두들 신 감독의 발언이 농담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 감독의 재치있는 대답으로 미디어데이 분위기는 확실히 달아올랐다. 다만 한 사람만이 분위기를 즐기지 못했다. KEPCO의 세터 최일규(26)였다.
생갭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였다. 선발은 아니었다. 2세트 접어들어 김상기가 난조였다. 신 감독은 2세트 말미 최일규를 내보냈다. 3세트부터는 최일규가 선발이었다. 현대캐피탈전과는 달라졌다. 토스의 마무리가 훌륭했다. 안젤코는 적극 활용했다. 안젤코가 때리기 쉽게 공이 올라갔다. 이날 안젤코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올렸다. 3세트와 4세트를 따왔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접전을 이끌었다. 아쉽게도 마틴의 서브에 무너지기는 했지만 최일규를 다시 보게 되는 경기였다. 신 감독은 "머리를 잘 썼다"고 칭찬했다.
과제는 남았다. 서재덕의 활용법이다. 이날 경기에서 서재덕은 9점에 그쳤다. 아직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ㅣㄴ 감독도 "볼 배분에 엇박자가 났다. 조금만 더 공부를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