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항상 보고, 듣는 것이 배구였다. 현대건설 센터 김수지(24)의 부모는 경기도 안산원곡중학교 배구 감독인 아버지 김동열씨와 같은 팀 코치인 어머니 홍성령씨다. 김수지에게 '배구 DNA'가 흐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안산서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부모님은 김수지에게 배구선수를 권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생 김재영(2011년 은퇴)에 비해 운동신경이 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 당시 벌써 1m70의 신장이었다.
키가 1m85까지 자란 김수지는 현대건설 입단 이후 롤모델을 '이동공격의 달인' 장소연(인삼공사)으로 삼았다. 센터로서 이동공격에 흥미를 느꼈던 김수지는 당시 코트를 떠나있던 장소연의 영상을 보며 동작을 따라하고 또 따라했다. 그 덕분에 올시즌 이동공격 3위(54.29%)에 올라있다.
김수지는 'O형 여자'다. 밝은 성격을 가지긴 했지만 낯도 많이 가린다. 중학교 때는 김연경과 춤추기 등 장기자랑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낯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수줍어하는 소녀다. 지난해 V-리그 올스타전 때 센터 양효진과 깜찍한 댄스를 췄을 때 창피했다고.
김수지에게 배움은 끊임없는 연속이다. 7년차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체력도 그렇고 우승에 대한 경험도 더 쌓아야 한다. 김수지는 "영어공부도 하고 싶다. 나중에 해외진출도 하고 싶다. 그때 상당한 도움이 될 듯하다"며 수줍어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