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DNA' 흐르는 현대건설 김수지 "저 '얼짱' 아니에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2-02 15:27


김수지(왼쪽)과 양효진. 스포츠조선DB

어릴 때 항상 보고, 듣는 것이 배구였다. 현대건설 센터 김수지(24)의 부모는 경기도 안산원곡중학교 배구 감독인 아버지 김동열씨와 같은 팀 코치인 어머니 홍성령씨다. 김수지에게 '배구 DNA'가 흐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안산서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부모님은 김수지에게 배구선수를 권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생 김재영(2011년 은퇴)에 비해 운동신경이 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 당시 벌써 1m70의 신장이었다.

김수지는 경기가 끝나면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듣는다. 그러나 부모님은 프로가 된 딸에게 많은 조언보다 안부를 묻는 것으로 끝낸다. 이젠 자신들의 조언보다 딸이 스스로 느끼는 것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김수지의 절친은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3·페네르바체)이다. 안산서초-원곡중-한일전산여자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김수지의 기억으로 김연경은 귀를 만져주면 잠을 잘 잤던 선수였다. 또 초등학교 때 키가 1m48에 불과했던 김연경은 세터로 센터였던 김수지와 호흡을 잘 맞췄다.

키가 1m85까지 자란 김수지는 현대건설 입단 이후 롤모델을 '이동공격의 달인' 장소연(인삼공사)으로 삼았다. 센터로서 이동공격에 흥미를 느꼈던 김수지는 당시 코트를 떠나있던 장소연의 영상을 보며 동작을 따라하고 또 따라했다. 그 덕분에 올시즌 이동공격 3위(54.29%)에 올라있다.

김수지는 'O형 여자'다. 밝은 성격을 가지긴 했지만 낯도 많이 가린다. 중학교 때는 김연경과 춤추기 등 장기자랑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낯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수줍어하는 소녀다. 지난해 V-리그 올스타전 때 센터 양효진과 깜찍한 댄스를 췄을 때 창피했다고.

귀여운 외모도 갖추고 있는 그녀다. 한국 여자배구계의 '얼짱 선수' 중 한명이라고 칭찬하자 손사래를 쳤다. "제가 무슨 '얼짱'입니까. '얼짱 선수' 축에도 끼지 못해요. 얼마나 예쁜 선수들이 많은데요."

김수지에게 배움은 끊임없는 연속이다. 7년차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체력도 그렇고 우승에 대한 경험도 더 쌓아야 한다. 김수지는 "영어공부도 하고 싶다. 나중에 해외진출도 하고 싶다. 그때 상당한 도움이 될 듯하다"며 수줍어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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