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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은 강한 책임감에 대한 메시지였다.
굳이 삭발까지 해야 했을까. 팀이 곤경에 처했다. 1라운드 1승 5패(승점 4)로 충격적인 스타트를 끊은 LIG손해보험은 2라운드에서 대한항공과 드림식스를 연달아 꺾으며 부활하는 듯했다. 그러나 악재가 겹쳤다. 현대캐피탈전을 앞두고 이경수가 '흉곽출구 증후군(빗장뼈 안에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혈관을 눌러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질환)' 판정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심지어 용병 페피치마저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었다. 백업 임동규도 허리가 좋지 않다. 팀 내 주포는 오직 자신 밖에 남지 않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예민한 시기에 자신마저 풀이 죽은 모습을 보인다면 팀 분위기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밝은 성격의 소유자인 김요한은 강한 리더십으로 자칫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동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그런데 몸상태가 좋지 않다. 김요한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앓고 있다.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복합적인 것이 김요한의 삭발 투혼을 불러 일으켰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는 안쓰러울 뿐이다. 강명윤 LIG손해보험 홍보팀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김요한은 좋지 않은 몸을 이끌고도 전혀 티내지 않는다. 프런트와 선수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