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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V-리그 시작을 앞두고 신춘삼 KEPCO 감독은 조용히 박준범을 불렀다. 시즌 구상을 설명하면서 박준범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나 했다. 올 시즌은 공격수가 아닌 센터로도 서야한다고 했다.
박준범은 신 감독의 주문에 따랐다. 자신보다는 팀이 우선이었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긍정적으로 임했다. 센터 훈련에 매진했다. 팀 선배인 방신봉 하경민에게 블로킹의 비법을 전수받았다. 전담 센터로 나선 것은 아니었다. 공격수와 센터를 오갔다. 원포인트 센터였다. 효과는 대단했다. 16일 현대캐피탈 원정경기에서 박준범은 승부처였던 5세트 말미 센터로 기용됐다. 18-18 듀스 상황에서 박준범은 문성민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해냈다. KEPCO는 20-18로 3대2 승리를 거두었다. 박준범의 활약에 KEPCO는 상위권에 올라있다.
센터 박준범은 올 시즌 목표를 하나 세웠다. 바로 속공이었다. 공격력을 갖춘 센터인만큼 속공에서는 1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물론 전업센터가 아니기에 쉽지는 않다. 하지만 센터로 변신한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