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김세진 VS 김상우 마이크 라이벌

김세진 KBS N 해설위원 스포츠조선DB

김상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스포츠조선DB

배구를 잘 몰라도 월드스타 김세진(37·KBS N 해설위원)은 대부분 안다. 마이크를 잡는 김세진은 연예인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그동안은 그의 독주였다.

배구팬이 아니라면 김상우(38·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를 잘 모를 수 있다. 김세진 보다 선수로는 덜 유명했다. 그런데 보면 잘 생긴 얼굴에 끌리고, 나긋나긋한 말을 듣고 있으면 쏙 빨려든다. 김세진이 호적수를 만났다. 22일 부터 프로배구판에선 마이크를 놓고 '양 김 대결'이 시작된다. 그동안 배구판에선 김세진의 KBS N이 독점 중계를 해왔다. 그러다 이번 2011~2012시즌이 시작되면서 MBC 스포츠플러스가 배구 중계에 뛰어들었다. 대표 얼굴로 LIG손해보험 감독 출신 김상우를 잡은 것이다.

둘은 '절친(친한 친구)'이다. 대학은 한양대(김세진)와 성균관대(김상우)로 다르지만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같이 선수생활을 했다. 또 같은 삼성화재에서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같은 방송사에서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도 함께 잡았었다. 그러다 김상우가 LIG손해보험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을 하고 다시 마이크 앞으로 돌아왔다. 김세진은 이미 방송 7년차의 베테랑 해설자다.

김세진은 배구계에서 알아주는 '쿨'한 사나이다. 카메라 앞에서도 거침없다. 스타 출신이라고 티를 내지 않는다. 해설은 무조건 쉽고 편안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쓸데없이 영어식 표현으로 말장난 하는걸 싫어한다. 김세진은 "시청률은 관심없다. 김상우 위원은 목소리도 좋고, 준비를 참 잘 해오는 성실한 해설자"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의 장점은 인지도이다. 또 국제대회 경험이 많으니까 큰 경기에서 선수들의 심리상태 등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LIG손해보험 감독에서 물러난 김상우는 최근 옛 해설위원 시절의 준비했던 자료를 들쳐보고 있다. 두 번째 마이크를 잡는 그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 지도자를 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좀더 신중하려고 한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카메라 앞에 서겠다"고 했다. 책임질 말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상우는 김세진과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배구의 인지도가 올라가는데 있어 경쟁체제는 좋다고 본다"면서 "김세진 위원은 베테랑 해설자다. 이제 너무 자연스럽다. 나보다 인지도가 높은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지만 나는 김세진 위원이 안 해본 지도자 경험을 살릴 것이다. 또 차별화를 위해 좀더 기록적으로 접근할 것이다"고 했다.

김세진은 2006년 선수 은퇴 이후 아직 지도자를 해본 적이 없다. 그는 "지도자에 관심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노주환 기자 [e-mail]